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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Jul 15. 2022

습도 다소 높음

코로나 시국에서도 터지는 따뜻한 웃음과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하여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가 갑자기 터지면서 우리 삶은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불편함이 생겼고, 어딜 가나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을 해야 하기도 하며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전처럼 사람들이 많이 나가질 않아서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하기도 했다.
그런 우리 코로나 일상을 담은 영화 "습도 다소 높음"을 봤다.

이 영화는 작은 독립극장에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극장의 직원은 한 명뿐이고 사장은 그 더운 날 에어컨 가동도 하지 않기로 한다.
마침 극장은 "젊은 그대"라는 영화의 시사회를 앞두고 있었으며 에어컨 가동이 되지 않는다는 짜증과 각자 인물들의 사정으로 인해 사람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표면적으로는 극장에 들이닥친 진상 손님들 때문에 고생하고 더운 날 코로나 때문에 번거로워진 일상을 담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이 영화 또한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가 개봉해서 마냥 기쁜 배우, c급 감독이지만 자신만의 영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감독님, 조연이지만 자신이 출연한다는 생각에 들뜬 배우.. 등
그들의 설렘과 감동, 좌절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고봉수 감독님의 영화는 늘 꿈을 꾸다 좌절하는 사람이 나온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던 대회가 취소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망쳐버리기도 한다.
늘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번 gv를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는 본인과 마찬가지로 그 주인공들 또한 끝이 아닌 ing형을 그리고 싶다 하셨다.
비록 영화에서는 엔딩이지만 그들은 노력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고 그렇게 넘어지고 넘어지다 결국은 성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그렇게 그리신 이유가 안 되는 것에 대해 포기하는 용기를 말하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대답을 듣고 나니 뭔가 마음이 가벼워진 기분이고 앞으로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영화를 보며 그들을 응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영화 "습도 다소 높음"도 감독님 특유의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있어서 웃으며 볼 수 있었다.
잘 나가는 사람들보다 이전에는 잘 그려지지 않은 그러나 꿈을 꾸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기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더 와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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