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난장판이지만 정감 가는

by 문문


사실 나는 히어로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멋있고 잘난 사람들이 나와서 멋있게 세상을 구하기 때문이다.

할리퀸 단독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지 않고 지나친 나는 그래서 이 영화 또한 빌런의 탈을 쓰고 있지만 히어로 이야기겠거니 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등장인물들은 찌질하고, 이상하고, 음... 너무 이상했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시작하자마자 반을 죽여버리는 영화 또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제각각 전혀 팀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들의 옷처럼 영화는 어디로 튈지 몰랐고 그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각각의 인물들은 개성이 뚜렷했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다들 나사는 풀려있었지만 말이다.

그들 사이에서 어느새 정상인이었던 릭 대령도 나사가 풀려갔고 중반 이후 어울리는 듯 안 어울리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모습 또한 압권이었다.


그리고 감독님의 말씀처럼 영화가 끝난 후 할리퀸 말고도 많은 인물들에 정이 갔다.

듬직해 보이지만 좀 이상한 블러드 스포트,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한 피스메이커, 사람을 먹지만 친구에 환장하다가 진한 키스마크를 받은 킹샤크, 병신 같은데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가는 폴카 닷 맨, 친구의 죽음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랫캐쳐2, 그리고 언제나 제정신이 아닌 할리퀸, 멀쩡하다가 안 멀쩡해진 릭 대령까지


그리고 이 영화는 빌런까지 B급이었다.

요즘 나오는 빌런들은 매력이 있는데 여기 나오는 스타로는 그런 거 없다.

외모도 징그럽고 그냥 우주를 떠다니다 잡혀왔을 뿐이다.

멋있거나 마음이 갈 정도로 사연이 있지도 않다.


영화가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기는 하다.

일단 지나치게 잔인하고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흩어졌다 뭉쳤다 하다 보니 산만해지는 감이 있다.


나처럼 기존의 멋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멋있게 세상을 구하는 영화에 흥미를 못 느꼈던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고 어딘가 찌질해서 더 마음이 가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습도 다소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