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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Jul 17. 2022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난장판이지만 정감 가는


사실 나는 히어로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멋있고 잘난 사람들이 나와서 멋있게 세상을 구하기 때문이다.

할리퀸 단독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지 않고 지나친 나는 그래서 이 영화 또한 빌런의 탈을 쓰고 있지만 히어로 이야기겠거니 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등장인물들은 찌질하고, 이상하고, 음... 너무 이상했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시작하자마자 반을 죽여버리는 영화 또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제각각 전혀 팀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들의 옷처럼 영화는 어디로 튈지 몰랐고 그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각각의 인물들은 개성이 뚜렷했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다들 나사는 풀려있었지만 말이다.

그들 사이에서 어느새 정상인이었던 릭 대령도  나사가 풀려갔고 중반 이후 어울리는 듯 안 어울리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모습 또한 압권이었다.


그리고 감독님의 말씀처럼 영화가 끝난 후 할리퀸 말고도 많은 인물들에 정이 갔다.

듬직해 보이지만 좀 이상한 블러드 스포트,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한 피스메이커, 사람을 먹지만 친구에 환장하다가 진한 키스마크를 받은 킹샤크, 병신 같은데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가는 폴카 닷 맨, 친구의 죽음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랫캐쳐2, 그리고 언제나 제정신이 아닌 할리퀸, 멀쩡하다가 안 멀쩡해진 릭 대령까지


그리고 이 영화는 빌런까지 B급이었다.

요즘 나오는 빌런들은 매력이 있는데 여기 나오는 스타로는 그런 거 없다.

외모도 징그럽고 그냥 우주를 떠다니다 잡혀왔을 뿐이다.

멋있거나 마음이 갈 정도로 사연이 있지도 않다.


영화가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기는 하다.

일단 지나치게 잔인하고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흩어졌다 뭉쳤다 하다 보니 산만해지는 감이 있다.


나처럼 기존의 멋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멋있게 세상을 구하는 영화에 흥미를 못 느꼈던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고 어딘가 찌질해서 더 마음이 가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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