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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Aug 25. 2022

멋진 세계

깎이고 깎여서 둥글둥글해진 이들이 만드는 세상 "멋진 세계"

내가 이 영화를 기대했던 이유는 얼마 전 좋게 봤던 "큐어"의 주인공 야쿠쇼 코지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큐어 속에서 야쿠쇼 코지의 연기는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고 그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던 차 이 영화가 개봉한 것이다.

이 영화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러 13년간 복역 후 세상 밖으로 나온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 "신분장"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신분장은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다 한다.

미카미는 감옥에서의 긴 시간을 끝내고 세상으로 나왔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희망에 부풀어 있던 그는 곧 현실에 직면한다.
나이 들어 혈압에 이상이 생겼고 꿈꾸던 것들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데다가 무엇보다  가장 문제인 건 그가 행하는 "정의"가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는 어떤 경우에서건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조용히 눈치 보며 주위 사람들과 비슷한 것들을 해야 하며 이를 벗어나는 행동은 용인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서로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살아간다. 하지만 미카미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바로 잡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폭행도 서슴지 않는다.

이 영화는 따뜻하다.
13년이나 감옥에서 살다 나온 사람을  그것도 살인을 저질렀던 사람을 따뜻하게 지켜주고 응원해 주는 이들이 있다.
그들 앞에서 미카미가 서서히 마음을 열며 마치 아이처럼 다시 일어나고 다시 꿈꾸는 모습을 볼 때 나 또한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멋진 세계란 무엇일까. 불의는 피하고 눈감고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으로 튀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중간으로 살아가야 사회에서 배척당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사회는 질서를 유지하고 굴러가는 것이다.
모두 둥글둥글 깎여서 숨죽이고 살아가는 사회가 과연 멋진 세계일까? 완벽한 세계일까?
그걸 하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자라고 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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