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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Mar 26. 2023

오토라는 남자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 함께 하며 치유되는 상처




오토라는 남자는 동명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리고 오베라는 남자는 2016년 스웨덴에서 이미 영화화되었었기도 하다.
난 책과 2016년도의 오베를 아직 보지 못한 상태이다.
그렇게 기억에서 오베라는 남자가 잊혀 가고 있을 무렵 "오토라는 남자"로 다시 영화를 제작 중이라는 소문이 들려왔다.
게다가 꼬장꼬장한 꼰대 할아버지 역할을 톰 행크스가 맡았다는 소문을 듣고 이 영화를 얼른 볼 수 있길 손꼽아 기다렸다.

영화는 아내를 보내고 빛을 잃어버린 오토와 그 주위 이웃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웃들은 만사가 다 싫고 죽고 싶은 오토를 도무지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게다가 오토의 쌀쌀맞은 태도에도 굴하지 않고 끊질기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이웃들이 끊임없이 들이대는 것과 고양이마저 오토를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웃음포인트이다.
특히나 새로 온 이웃인 파르바네는 쌀쌀맞게 굴어도 전혀 굴하지 않고 오토에게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할 말은 다 쏟아내었으며 이상하게 어느새 오토가 전부 다 도와주고 있는 모습을 보이며 극강의 캐미를 형성하고 있기도 한다.

오토가 현재를 살다가 자살시도를 하고 과거 아내와 지냈던 시간이 교차로 보이게끔 편집된 점이 아내 소냐에 대한 그리움과 오토의 외로움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토가 자살시도를 할 때마다 기가 막히게 찾아오는 이웃들이 마치 아내가 오토를 살리기 위해 보낸 기적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토가 점점 마음을 열고 이웃들과 지내는 모습이 그래서 더 먹먹하게 다가왔을는지도 모른다.

사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가 된다.
그동안 살아왔던 경험으로 꼬장꼬장해져 있는 상태 때문인데 이 때문에 무서운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꼰대라고 불리기 일쑤다.
이 영화는 꼰대로 보이는 오토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평소 멀게만 느껴지던 노인분들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이다. 지루하지 않고 소소한 웃음이 터지는 영화로 보고 나면 어느새 행복해져 있을 것이다.

+아직도 포레스트 검프 때의 톰 행크스 모습이 아련 생생한데 톰 행크스가 벌써 할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다.
그것도 까칠한 오토역이라 역할에 맞게 찌푸린 미간의 주름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좋은 배우님 오래오래 작품에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 책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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