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문 Apr 21. 2023

거울 속 외딴 성

현실에 판타지를 가미해 아픔을 어루만져주다.

거울 속 외딴 성은 특히나 기대하고 있던 작품이다.
감독님의 작품인 "컬러풀"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컬러풀은 몇몇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입시키려 한다는 소리를 듣긴 하였지만 우리가 차마 똑바로 마주 보지 않던 것들을 마주 봄으로써 묵직한 울림을 주었던 영화이다.
또 아직 보지는 못했으나 지인분께 추천받았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도 이 감독님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학교에서의 괴롭힘으로 학교를 나가지 못하는 "코코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코코로가 우연히 빨려 들어간 거울 속에서 늑대 가면을 쓴 꼬마와 다른 여섯 명의 친구를 만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거울성 안의 그들에게는 열쇠를 찾으라는 미션이 주어졌고 열쇠를 가장 먼저 찾는 사람만이 소원을 빌 수가 있었다.
그리고 거울성에서는 일정 시간만 머무를 수 있으며 그 시간을 어길 시 늑대가 잡아먹으러 온다는 경고 또한 있었다.

영화는 거울 성 안에 모인 7명의 친구들이 함께 지내며 서로의 아픔을 서서히 마주하고 치유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반에는 그들이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으나 중반즈음에는 각자의 사정을 다루며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후반에는 여러 실마리가 풀리며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인물들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
무기력하던 코코로가 친구들을 만나며 아픔을 나누고 점차 성장해 가는 것이 영화 전반에 섬세하게 잘 그려져 있었고 이는 다른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도 인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 내용에 판타지가 더해지며 후반부 와닿는 감동은 배가 되었다.

아무래도 영화는 한정된 시간 안에 진행되어야 하다 보니 코코로 이외의 친구들의 사정이 짧게 짧게만 나온 것은 조금 아쉬웠다.
원작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들이 아픔을 마주하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치유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오토라는 남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