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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규 Oct 14. 2024

미운 사람 안 봐도 되는 자영업

제일 큰 장점

자영업은 자기  스스로 운영하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평생 직장탈출을 해보고 싶었으나, 그 꿈은 결국 은퇴를 통해 이습니다. 내 발로 스스로 나오지는 못했지만 직장을 안 다니게 된 점은 결과적으로 같습니다.


아직은 놀 상황이 아니라서 대안으로 창업을 택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대개  흥미롭습니다. 특히 내 일이다 보니 더 좋습니다.



자영업은 미운  사람을 거를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이 힘든 이유는 일 때문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어쩌다가 일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만, 대개의 경우에는 사람 때문에 직장 생활이 힘듭니다.


모든 무리 동물이 그렇듯이 인간도 약자를 괴롭힙니다. 자기 보다 하급자나 약자일 경우에는 갑질을 하고 집단 따돌림도 합니다. 갑질이 얼마나 힘들면 자살을 할까요?


어느 직장이든, 어느 무리이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꾸 그 사람이 신경 쓰이고, 급기야는 미워하고, 그 사람 때문에 인생이 괴로워집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상대가 무례한 경우도 있고, 경쟁자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젊을 때는 상대 탓을 했습니다. 상대가 무례해서 내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성적이고 괜찮은 사람인데, 저 자는 용서가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직장 생활할 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 직장이 아니라면 서로 안 보면 될 텐데, 매일 만나야 하는 관계이다 보니 더 괴로웠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신경에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점차 예민해져서 가끔 언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는 그냥 넘겨도 그 자가 하는 말은 그냥 넘겨 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들을 때는 그냥 넘겼는데, 나중에 곰곰 생각해 보니 괘씸할 때도 있습니다. 무심히 넘긴 내가 너무 바보 같고, 바로 맞받아쳤어야 한다고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람이 점점 공격적이 되어갑니다. 마음의 병도 생깁니다.


마음에 안 드는 그 자는 내가 뽑은 게 아닙니다. 선임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 다니는 한 매일 봐야 합니다. 그 자만 없다면 인생이 행복할 텐데, 운명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영업에는 이런 게 없습니다. 내가 사장이니, 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안 뽑으면 됩니다. 신중하게 뽑아서 진상을 미리 거르면 됩니다. 자신 없으면 안 뽑으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과 하루 종일 씨름하느니 외주용역을 주는 게 차라리 홀가분합니다.


미운 사람을 매일 안 봐도 된다는 점, 이것 하나만으로도 자영업은 은퇴 후 취업보다 좋은 대안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이 먹은 지금 생각하니, 남만의 탓이 아니고 나도 만만치 않은 진상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어디에든 있는 진상이 우리 사무실에는 없다? 그러면 그 곳의 진상은 나일 수 있다.


나의 인격적 부족함이 사람 사이의 갈등을 만들어낸 원인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때문에 고통 받았을 상대방에게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진작에 이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도 서로 지낼만 했을 것 같은 후회가 듭니다.


버스 떠난 후 손 흔든다더니, 젊은 시절 다 지내니 이제 와서 자신의 부족함이 보이는 모양입니다.


늙으면 철 든다더니, 철이 철철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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