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나는 일은 순간이지만,
그 빈자리를 견디는 일은 계절을 건너야 한다.
그 사람이 떠난 첫날엔 침대가 너무 넓었다.
이튿날엔 컵이 두 개라는 사실이 마음을 긁었다.
삼일째 되는 날, 나는 그 사람의 칫솔을 버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은 반만 맞았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건 고통이 아니라 기억의 선명함이다.
그 사람의 목소리가 어땠는지,
눈을 감고도 떠올릴 수 있던 얼굴이 점점 흐려질 때
나는 그게 가장 슬펐다.
잊고 싶지 않았는데
잊혀버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잔인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사람이 없는 날들을 조심스레 견디고 있다.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
조금은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