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설렘과 자유의 날갯짓
이대를 포함한 신촌 동네는 내가 사회를 향해 첫 발을 뗀 곳이다. 아침엔 출근 혹은 등교하는 사람들로, 낮엔 관광객과 학생들로, 밤엔 젊음의 거리로 항상 북적이는 동네. 신촌이다. 신촌 내에서도 내가 가장 자주 다니던 동네는 신촌과 이대를 잇는 거리이다.
신촌 한복판까지는 멀어서 가기 귀찮을 때가 많았다. 당시 이대에서 신촌으로 가는 거리엔 라면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내가 먹어본 라면 중 가장 경이로운 면발과 깊은 맛의 국물을 먹을 수 있었다. 제육볶음 전문점, 유명한 라멘집, 유명한 한식 셰프가 하는 맛있는 빵집, 저렴한 초밥집 등 다양한 식당이 있었다. 당시 나는 일을 해서 학비를 마련하는 대학원생이었기에 학교 앞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식당을 공략했다.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소소하게 미식 탐험을 하면서 즐거웠다.
먹는 즐거움과 함께 다양한 건축양식을 관찰하는 재미도 상당했다. 주변 학교들이 오래된 대학교라서 건축양식이 우리나라에 막 서양 건축양식이 들어온 시기에 지어진 석조 건물이 많다. 오래된 건물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해진다. 어느 날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오래된 라디에이터와 색바랜 마룻바닥, 삐걱거리는 화장실이 지나간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정한 할아버지가 어린 나를 앉혀두고 지나간 세월을 들려주는 듯한 정겨운 모양새다. 비록 낡았지만 햇빛은 여전히 건물 안으로 훌쩍 들어와 온 사방을 밝게 비춰주었다.
학교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수업을 들었던 그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나아가는 중간 지점에서 나는 제법 편하게 지내왔다는 생각이 든다. 신촌은 내 독립의 첫 시작이자 학생으로써의 마지막 보금자리였다. 아기자기했던 그 시간이 그립기도 하고, 좀 더 재밌게 놀고 막 살아볼껄(?)하며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촌. 그 곳은 내 설렘과 첫 발자국이 담겨있는 추억의 동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