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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Jul 04. 2022

축구일지 #5

새로운 훈련을 접할 때마다

나는 시간이 걸린다.

지난 시간엔 볼 코디네이션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다들 곧잘 하는데

나 혼자 헤맸다.


코치님이 계속 요령을 알려주는데 (공을 쓸듯이, 무릎이 안쪽으로 모아지면 안 되고, 무릎을 좀 굽혀서, 인사이드에 안 맞아서 공이 튕겨나가는 것)

마음만 다급하고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민망하고 답답했다.


아이 붙들고 같이 연습하고 싶었는데 계속 시간이 나지 않아서

유튜브 보고 연습을 했다.

와.. 볼 마스터리 방법이 정말 다양하고 화려했다. 

일단 수업시간 배운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잘해보자.


부드럽게 쓸듯이 공을 움직이며

몸에 힘을 빼고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리듬감을 찾아보려고 했다.


ball mastery.

공을 길들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끝으로 공을 느끼고(ball feeling) 그 감각이 나의 의지대로 통제가 되고, 공이 마치 내 신체의 일부가 된 듯한 경지에 오르면,

그 공은 절대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오직 나만의 것이 된다.


덥고 습한 늦은 밤이었고

사방이 고요해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닦아낼 새도 없이 땀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졌는데 그게 정말 기분 좋았다.


공들인 만큼 답을 얻어야 한다,

늘 긴장하며 힘주며 살아왔다.

그러나 공 갖고 연습하던 그 순간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공들이고 노력하고 있지만

잘되지 않아도 괜찮아.


덥고 땀 흘리고 나 혼자 몰입할 수 있는 이 순간이 그냥 좋아.

별빛 아래 공과 함께 춤추는

내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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