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 당신은 나를 만나
우리의 시간은 각자 다르게 흐르지만
그 접점에서 어쨌든,
나는 당신의 시간에 흔적을 남기고
당신도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나의 시간을 뭉텅이로 잘라내 가져가 버린다.
먼 훗날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이 날들은 너무나도 작은 의미로,
어쩌면 기억으로도 안 남는
그렇고 그런 인상들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밤하늘의 달이나
나뭇잎을 뒤흔드는 바람의 소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달릴 때 발바닥의 진동이 가슴까지 타고 올라오는
그런 하찮은 순간에도,
나는 차곡차곡
그런 인상들을 쌓아놓겠다.
우리의 시간이 무심히 흘러버려도
그 모든 순간에
내가 전심을 다했음을
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