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다

by 주드

수영을 제대로 못 배웠지만

어찌어찌 헤엄치는 법을 터득해서 물을 무서워하지는 않습니다.


무서워할 일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늘 안전한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고, 바다에서도 아이들이 위험해질 깊이는 들어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정말로 오랜만에 혼자 바다에 들어갔습니다.

파도에 두둥실 몸을 맡긴 채

다양한 리듬을 즐겼지요.


그러다 저 편에 섬이라고 하기엔 많이 작은, 모래 둔덕 같은 곳이 바다 한가운데 솟아올라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곳엔 나무도 몇 그루 있었습니다.


문득 저 곳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꽤 가까워 보여서 조금만 헤엄쳐 가면 될 것 같았습니다.


막상 파도에 맞서서 헤엄을 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헤엄쳐도 섬에 좀처럼 가까워지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뒤돌아보니 육지 쪽이 꽤 멀어져 있었습니다.


아뿔사, 내가 무모한 짓을 벌였구나.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돌아가야 한다.


섬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누군가가 쌓아놓은 돌탑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물이 차가워지고 파도가 조금 더 세진 것 같았지만 나는 이대로 더 무모해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지금 저 곳에 가지 않으면 다시는 갈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헤엄쳤을까,

수심이 점점 얕아지는 게 느껴지더니 마침내 모래 둔덕으로 올라섰습니다.


고사목들이 여럿 있었고 그중 가장 큰 나무에 해풍에 바랜 사진이 한 장 걸려 있었습니다. 어느 남자와 여자의 사진이었습니다. 연인일까 부부일까. 사진 아래에는 이런 말이 써 있었습니다.


Forget all the reasons why it won't work and remember the one reason why it will.


돌탑은 족히 열 개는 넘어 보였습니다.

나도 작은 돌탑을 쌓았습니다.

늘상 비는 소원에 한 가지를 덧붙였습니다. 입 밖으로 차마 내뱉을 수 없어 마음속으로만 빌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수월했습니다.

파도가 부드럽게 밀어주었고 나는 내가 거북이라고 생각만 하면 되었습니다.


물밖으로 나왔을 때

운이 좋았다,

생각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은 하지 말자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일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온몸에 한기를 느끼며 육지 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면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나의 몸이 조금 더 강해졌다고,

계속해서 나에 대해 발견을 해나가자고,


아까와는 조금 달라진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또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