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by 김민지


탑승 전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에 나와 같이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이 떨림이 온몸으로 번지기 전에 성급히 전화를 끊었다.


비행기에 탑승 후 자리에 앉아있는데 엄마에게 메시지가 왔다.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엄마의 메시지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보자 울컥했다.


1년 후 두 번째 여행을 떠날 때 역시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이번에는 눈물이 맺히는 대신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떠나기 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많은 걱정과 격려가 담긴 연락들을 받곤 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약간의 두려움도 없이 자신감만 넘쳤다.

어린 나이의 패기 때문이었는지 원체 겁 없는 내 성격 때문인건진 모르겠지만

이상하리만큼 나는 덤덤했다.


12시간의 비행 내내 든 생각은 하나

'앞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질까'

그리고 나는 도착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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