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oon Road

그때 그 생각 - 10

18/09/13

by 김민지

큰 우리 반 교실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시야가 꽤 넓기는 했으나, 잠깐의 외출이 허용되는 점심시간 외에는 그 창문이 내가 유일하게 바깥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큰 통로라는 사실에 때때로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다. 비가 주룩주룩 시원하게 내리는 날에는 그런 날대로, 햇살 가득 하늘 맑은 날에는 또 그런 날대로 창밖을 바라보는 내 눈에 늘 아쉬움이 묻어났다.


창을 통해 내가 졸업한 대학을 바라볼 때마다 같은 시각 이곳 안에 갇힌 나와 달리 자유로이 동기들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수업을 들을 학생들이 떠올라서 내심 부러웠다.

백수가 되고 나서 모처럼 24시간 나만의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지만 가장 발걸음이 많이 향하는 곳도 역시 학교다. 그곳에 갈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학교 도서관에 들렸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랑 튀김을 사들고 엄마가 일하고 계신 곳으로 걸어갔다. 몽글몽글한 구름이 너무나도 예뻐서 걸어가는 길 중간중간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행복은 마냥 거창하기만 한 것들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잔잔히 느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 많은데 그걸 온전히 느낄 수 있는지는 역시 그때그때의 내 상황이나 마음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것만 같다.


포장한 떡볶이와 튀김을 손에 달랑달랑 걸고 가던 길에 지나가다가 내가 일했던 곳 우리 반 교실이 보였다. 그 안에서는 제일 크게 보였던 그 창문은 바깥에서 바라보니 한없이 작았다. 이제는 그보다 더 크고 자유로운 세상을 볼 준비가 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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