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한 후에도 꾸준히 SEEK이나 리조트 홈페이지를 통해서 탕갈루마와 해밀턴에서 구인중인 일자리를 확인하고는 했지만 더 이상 Korean Guest Liasion 포지션은 올라오지 않고 애꿎은 Japanese Guest Liasion 포지션만 보였다. 해밀턴도 마찬가지로 중국인이나 일본인 관광객 전담 직원에 대한 공고는 올라와도 한국인 고객과 관련한 공고는 일절 없는 듯했다.
그러나 비자도 발급받았고 이력서도 완성된 마당에 언제 올라올지도 모르는 공고만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일단 해밀턴이든 탕갈루마든 어떤 포지션에 상관없이 일단 기회라도 붙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해밀턴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지원했다. 특정 포지션에 지원할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지원하는 것도 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혹시라도 좀 더 높을 가능성을 위해 이 방법으로 지원했지만 다음과 같은 자동 이메일 답장을 받은 후로는 어떠한 연락이나 메일도 없었다.
예상은 했던 바였다. 느낌 상으로도 왠지 해밀턴은 더 장벽이 높을 것만 같아 보인 데다가 하물며 자국민 지원자들도 많을 텐데 워홀 비자인, 그것도 심지어 호주도 아닌 한국에 있는 나에게까지 기회가 주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해밀턴에 지원했던 날이 18년 10월 2일이었다. 한참 나중에 해밀턴 아일랜드와 관련해 중요한 일화가 다시 나오게 될 것이다.
탕갈루마는 비록 내가 원하는 포지션은 채용이 마감됐지만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는 주소로 커버레터, 이력서, 자소서를 첨부해 이메일을 보냈다. 해밀턴은 자동응답 이메일이라도 왔지만 탕갈루마는 어떤 답변도 없었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메일을 보냈을 때 HR에서 내가 지원하고자 했던 부서 매니저님께 내 이메일을 전달했던걸 나중에서야 알긴 했지만 내가 HR로부터 따로 답변을 받은 것은 없었다.)
그 당시에 SEEK에 탕갈루마에서 Entertainment Coordinator & Guest Liaison Assistant 포지션을 채용하는 공고가 올라와 있었는데 애초에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는 채용하지 않고 나는 전부 해당되지 않는 Hospitality나 관광산업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지와 RSA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지가 기본 질문으로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 간절했다. 그래서 불가능할 거란 걸 알면서도 혹시나라는 희망을 바라고 지원하기를 눌렀다. 18년 10월 10일이었다.
그리고 5일 뒤인 15일, 게스트 서비스 매니저님이라는 분께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비록 내가 지원한 이 포지션은 워홀 비자 소지자는 채용하지 않지만 대신 올해 12월 중에 Korean guest liaison 채용이 있을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구체적인 인터뷰 일정을 잡을 수 있게 11월 중에 다시 이력서를 보내 달라는 내용.
수십 번 다시 열어보고 읽어봐도 믿을 수가 없었다.
아직 인터뷰를 본 것도 아니고 설사 면접까지 본다 하더라도 내가 채용될 거라는 보장조차 없지만 매니저라는 분께 직접 이메일 회신을 받다니, 그것도 다른 포지션에 혹시라는 마음으로 지원했지만 내가 원했던 포지션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니.
드디어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간절했던 바람 때문이었는지 정말 몇 달간 꿈꿔왔던 것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문을 두드릴 수 있는 11월이 오기만을 또다시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