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피부발진 '발진성 가성혈관종증'
8월 10일 화이자 2차를 접종했고, 8월 21일 다수의 피부 이상을 발견했다. 그후로 발목과 손목에서부터 시작되어 점점 몸통을 향해 옮아 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턱과 귀까지 번졌다.
종아리 뒤쪽으로도 발진이 심해지고 허벅지에도 꽤나 올라왔다.
8월 31일에는 종아리에만 났었는데, 9월 7일 현재 양 팔도 종아리와 비슷한 정도로 많이 나 있다.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는데, 실제로는 훨씬 심하다.
모낭염으로 오진단
8월 31일, A 피부과를 처음 방문했다. 사실 요즘에는 피부과가 뷰티 쪽 특화된 곳이 많아 갈 만한 병원이 많지 않았다. 피부과전문 병원으로 선택해서 갔다.
이때만 해도 '백신과의 관련성'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만약 이때 의사가 오진단하지 않아서, 내가 의심을 가지지 않고 병이 낫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지금까지도 '백신 부작용은 아닐까'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A피부과는 '스트레스 때문에 염증이 발생했다'라고만 했다. 하지만 나는 요근래 특히 더 건강했고, 평소에도 술과 담배는 일절 하지 않는다. 12시 전에 잠자리에 들며, 푹 자는 타입이기도 하다.
이유야 어쨌든, 모낭염이 발생했다고 하면 치료를 하면 되는 것이고, 온몸에 번질 거라고 생각 못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5일치 약을 받았다. 항생제가 들어 있기에 약을 12시간마다 먹었고, 처방해준 연고도 잘 발랐다.
그런데 낫는 기미가 안 보였고, 점점 심해져 갔다. 낫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어서 기다렸지만, 날이 갈수록 새로 생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갔다.
9월 3일, 4일 주말에 정점을 찍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저녁과 상태가 눈에 띌 정도로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너무 가려워서 잠도 계속 설쳤고, 너무 괴로웠다.
주말 동안 여러 가지 서치를 많이 해 봤다. 도저히 모낭염 같지도 않았고(나는 고름 같은 게 없다) 차도도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화이자 접종 후 피부 발진이 일어난 분의 블로그를 찾았고, 그때서야 '화이자'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피부 발진과 매우 흡사했다.
9월 6일(월), 정말 괴로웠던 주말을 지나 A피부과에 다시 방문했다.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으나, 의사는 상당히 난감해 했다. 의사는 "백신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래서 어떤 피부 문제가 백신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없다. 지금 상태로 봤을 때는 모낭염이 맞다. 치료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만약 큰 병원을 가고 싶다면 진료 의뢰서를 써 주겠다."라고 했다.
나는 기존과 동일한 7일분의 약과 추가 연고를 처방 받고 집으로 돌아 왔다.
1339에 전화를 걸어 상담해 봤지만,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건소를 통해 신고하는 절차를 안내해 줄 뿐이었다.
인과관계가 증명된다고 하더라도 마련해야 하는 서류가 너무 많고 절차도 복잡하고, 받는 돈도 병원비 보전 정도다. 인과관계가 증명된다고 해도 피부과 진료비, 약값 정도 받는 거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다.
(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데, 영수증이 없어서 보상받지 못했다. 피해자임을 입증해도 지금 당장은 건강하니 살균제 값이나 받았을 거다. 만 원은 되려나?ㅎ)
9월 6일 밤에도 잠을 설치고 가려움에 괴로워했다. 약도 전혀 듣지 않는 것 같아서 다른 병원에 가 보기로 했다.
A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봉투, 연고 등등을 가지고 B피부과를 방문했다. A피부과에서 있었던 일, 상태 진전, 백신 접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의사가 피부를 들여다 보고는, "이거 모낭염 아닌 거 같죠?"라며 어떤 의학 책을 꺼내 내 증상과 거의 동일한 모양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병명은 '발진성 가성혈관종증'이다.
'발진성 가성혈관종증'은 발병이 드문 질환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걸로 추정된다'(결국엔 발병 이유조차 정확히는 '모른다'고 했다.)고 한다. 가운데 빨간 점처럼 보이는 볼록한 부분이 있고, 주변으로 흰 테두리가 있다.
화이자백신두드러기 백신피부부작용 백신피부염증 피부에빨간점
사진에는 잘 안 나오지만, 실제로는 하얀 테두리가 확연하게 보인다.
나 같은 경우는 생긴 지 며칠 지나면 가려움은 덜해지고, 붉은 점만 남았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 나는 중이다.
'발진성 가성혈관종증'은 발병도 드물고, 밝혀진 정보도 거의 없는 질환이다. '화이자 백신' 또한 잘 모르기 때문에 모르는 것과 모르는 것 둘의 연관관계는 모른다고 했다.(백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증상과 백신의 연관성을 말할 수 없다는 의견은 A피부과 의사와 동일했다.) 연관이 있음도, 연관이 없음도 단정할 수 없다.
B 피부과에 최근 발진성 가성혈관종증 환자가 몇 명 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어쩐지 책을 굉장히 빨리 찾아서 보여 주었다.) 다른 의사 블로그에서 보니, '발진성 가성혈관종증'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질환이라 모르는 의사가 더 많을 거라고 한다.
백신 접종 후 몸을 좀 더 살펴볼 걸 하는 후회가 정말 많이 들었다. "백신 맞은 지 10일이나 지났는데, 이 병과 백신을 관련 짓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멀다"라는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피부 이상을 접종 10일 후에 인지한 거지, 피부 이상이 그때부터 시작된 건 아니다.
피부야, 늘 뭐가 한두 개 낫다가 없어졌다 하는 거라서 나는 크게 신경 쓰고 살지 않는다. 얼굴에 뭐가 나더라도 손대지 않고 두면 대부분 그냥 가라앉고 없어지고, 뭐가 잘 생기지도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8월 21일쯤, 뭔가 이상하다고 인지했던 이유는 이 빨간 것들이 이미 여러 개 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발목 근처 종아리 쪽에서 시작한 거라서 발견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발진성 가성혈관종증'을 검색하면, 두 개 정도만 난 사진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피부 발진은, 1, 2, 4, 8, 16, 32, 64, 128... 이런 느낌으로, 날이 지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양이 생겼다.
다리에 한두 개쯤 났을 때는 백신 맞은 후 10일보다는 전이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이유다.
원래 백신은 제작에 평균 5~10년 정도 걸린다. 백신 만드는 거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백신이 '안전한지, 질병을 막을 수 있는 효능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번에는 팬대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10년 이상 소요되는 백신 개발을 1년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을 것이다. A와 B 피부과 의사들의 말대로, 아직 백신에 대해서 모르고, 잠재적인 부작용도 모른다. 인과관계를 정확히는 모르기 때문에 확실한 게 아니면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몸을 축내는 일임은 맞는 것 같다. 접종 후 몸을 좀 더 잘 살펴보기는 해야 할 거 같다. 내가 좀 더 빨리 이 증상을 발견했다면, 좀 더 빨리 증세를 알았다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도 많이 든다. (흉터가 남을 수 있다고 하니 정말 우울하다. 종아리와 팔은 이미 초토화되었다.) 내 친척 동생은 화이자 백신을 맞은 바로 다음날 쓰러져 앞니가 2개나 부러졌고, 친구 어머님은 화이자 접종 다음날 가슴에 두드러기 같은 발진이 생겼고 4일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 15년이 지나서야 살균제 문제임이 확정되었다. 지금 당장은 인과관계가 없어 보이더라도 나중에는 밝혀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내 상황을 기록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단순히 우연이더라도 '발진성 가성혈관종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다. 생긴 게 특이하기 때문에(실제로 보면, 흰 테두리가 잘 보인다. 병원에 가기 전부터도 왜 '흰 동그라미가 보이지?'라고 생각했다.) 자세히 보면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