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마음먹기 전 생각해야 할 체크리스트
이혼전문변호사 정현주 변호사
법률사무소 봄에서 지금까지 내가 가장 많이 한 상담 중에 하나가 바로 '이혼 상담'이다. 아무래도 내가 이혼전문변호사로 방송에 소개되고, 이후 남양주지원에서 초창기 가사조정위원을 하게 되면서 직·간접적으로 이혼 사건을 굉장히 많이 접하고 중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을 살면서 변호사를 찾을 만한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혼은 사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근처에서 가장 평범하게 변호사를 찾을만한 일이다. 물론 서로 협의가 되어 문제없이 협의 이혼을 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당연히 상호 간 협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찾게 된다. 부부 사이에서 이혼을 진지하게 마음먹는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경우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재판상 이혼과정이나 이혼변호사와 같은 정보들은 인터넷으로 당연히 검색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쩌면 너무 많은 정보들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기 더 어렵게만 한다. 또한 나와 딱 맞는 상황이란 없기에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다 보니 한 번쯤은 이혼전문변호사에게 제대로 상담을 받아 나에게 불리한 점이 무엇인지, 또 내가 생각하는 만큼 재산분할을 받을 수는 있는지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상담을 정말 많이 해왔기에, 의뢰인들의 이런 답답한 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전에, 우선적으로 확실히 해두어야 할 일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 내가 정말로 이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는가? ' 의 문제이다.
' 나는 이혼하기로 정말 마음먹었는가?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혼 상담을 받으러 오면서도 사실상 이혼에 대한 굳은 결심을 하지 못한다. 또는 나름대로는 굳은 결심을 했다고 믿고 있으나 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혼이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결혼과 달리 이혼은 충분한 숙고의 과정을 거쳐 결정한다기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통보에 가깝게 되는 경우도 많고, 이혼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외부 상황에 의하여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문제 되는 양육권이나 재산분할은 차후 문제이다. 우선은 내가 이혼을 정말로 해야 하는지 여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주위의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나이가 좀 있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럼 이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로는 무엇이 있을까?
현실적으로 이혼을 결정한 이후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싶다.
1. 어떤 이유에서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는가?
2. 이혼 이후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은 내가 가져갈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혼자서 아이들을 키울만한 여건이 될까, 특히 경제력이 있는가?
3. 이혼 이후 살고 싶은 삶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있는가?
4. 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결혼을 결심할 당시와 현재 무엇이 바뀌었을까?
5.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등으로 다툼이 생길 여지는 없을까?
6. 이혼의 원인이 극복하기 힘든 문제인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상과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면서 다음의 내용은 현실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1. 만약 내가 아니라 상대방의 결정에 의한 이혼이라면 대부분의 경우 마음을 돌리기가 무척 힘이 든다.
2. 이혼 이후 내가 아이들을 키울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아이들에 대한 양육을 포기할 것도 고려해야 한다.
3. 이혼 이후 살고 싶은 삶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후회를 할 가능성이 크다.
4. 재산분할 문제는 생각보다 무척 크다. 만약 재산분할과 관련된 다툼이 생긴다면, 이혼소송은 생각보다 무척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5. 이혼의 이유에서 ㅡ 극복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존재할까? 이 부분을 생각하기 전에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기억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 부분은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혼의 여부에 대하여 알기 위해서 중요한 일은, 완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이혼을 한 이후와 이혼을 하지 않았을 때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글을 써 보는 것이다. 이때는 상대방이 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나의 상황에 대해 써 본다. 만약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 지금처럼 변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불행함만 가중시킨다면, 이혼을 결정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이다.
이처럼 비교의 글을 쓰는 것은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객관적 판단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 과정에서 이혼전문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양육비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이혼의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