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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주 변호사 Jul 30. 2024

이번 주는 언제가 가장 행복했나요?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변호사 


우리는 살면서 늘 불행을 입에 달고 산다. 어떤 이와의 대화에서 상대가 나를 위한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은 알고 있음에도 가시 돋친 말을 내던지거나,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 당연히 네가 나를 이해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이런 식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 가시 돋친 말들, 부정적인 말들을 하고 ' 왜 나를 알아주지 않는 거지? '라는 생각에 늘 억울하다. 이러다가 그들이 떠나가기라도 하면,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지만 그 이유조차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자기만의 세계 속에 갇혀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나 할까? 


어떤 때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했는데, 내 인생이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다고 믿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아니, 그보다 나는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나은 삶을, 어쩌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 




어느 날 나는, 글을 써야겠다고 진지하게 마음먹는다. 마치 군대를 막 제대하고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의 치기 어린 시기의 남자가 세상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졌으며, 이제부터는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진 것 같이 굳은 마음이다. 물론 그런 굳은 신념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허물어져간다. 단단한 돌이 매일같이 일정하게 맞는 파도에 닳아가듯이 말이다. 


세월의 파도는 이처럼 매섭다. 어떤 신념과 마음을 그대로 끌고 가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도 그 언제, 한때라도 진지한 내 마음의 한때의 진심과 성찰은 당연히 나에게 큰 위안을 준다. 


행복의 기준은 다른 것이 아니다. 행복과 불행은 일종의 습관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습관처럼, 자신의 과거의 일들을 담습 한다. 특히나 시간이 갈수록 다른 길을 알 수 없기에 더더욱 어제와 비슷한 오늘, 또 아마도 별다를 바 없는 내일을 위해 산다. 


누군가가 하소연을 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나도 그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별이 왔을 때, 어떤 이는 무조건 상대의 탓을 하기도 한다. 이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인식은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남 탓'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까닭에 이렇게까지 회피를 하는가 싶을 정도다. 


이처럼 불행에 대한 씨앗은 불행을, 행복에 대한 씨앗은 다른 이의 마음에 행복감을 준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현재를 '불행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에 있다. 어쩌면 삶이란 많은 이들에게 각박함을 안기고 또 망망대해와 같이 방향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과도 같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현재에 만족이 없이 늘 과거의 일들을 미화시키며 그리워하고 또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고 있지 않는가?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마음은 사실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흐르는 물결처럼 끊임없이 외부의 자극에 의해 변화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조차 그들이 그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이번 주는 언제가 가장 행복했나요? ' 


뭉클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오래간만에 1003번 버스를 타고 나가 잠실역에 내려 좋은 사람과 맛난 솥밥을 먹고 또 물건들을 구경했던 날이 즐거웠다. 해가 뉘엿뉘엿 진 밤,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녘이 행복했다. 잠들기 전 소소하게 유튜브를 보면서 ' 일본어 공부를 빨리 시작해야 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미룰래? '라고 스스로 질문하던 그 순간이 즐거웠다. 


나는 이번 주에 이렇게 행복했다. 


행복이란 쉽게 증발되는 감정이다. 마음은 늘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 이런저런 어려운 일들이 나를 뒤덮고 괴로운 마음을 일으킬지라도, 또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 행복 '과 관련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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