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연이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인정을 준다.
우리는 '몰입'에 이어 '인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나는 눈을 감고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잠시 떠올려봤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흔적들을 생각했다.
'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기도 해. '
' 어떤 인연을 만나느냐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지. '
나의 말에 너는 수긍하듯 대답한다. 그리고 너는 물었다.
'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에게 좋은 인연일까? 또 어떻게 해야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것일까? '
인생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인연이란 한편 가족과 같다. 한 번 맺어지면 그 관계를 내가 선택하며 결정짓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연이 되기 전에 함부로 연을 맺지 않고 우리가 거리를 둘 수 있다면, 때때로 그것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나의 생각에 좋은 인연이란, 만나면서 나의 자존감이 올라가고 평온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 있더라도 일단은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말이야. 그리고 내가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주위에서도 알게 될 거야. 반대로 나쁜 인연이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지. 어떤 때는 너무 좋다가도 어떤 때는 한없이 불안하고 마음이 답답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는 거야. 그것이 좋은 인연임을 알 수 있는 바로 미터가 아닐까? '
'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나쁜 인연을 좋은 인연으로 착각하기도 하잖아? '
' 맞아, 우리는 종종 착각하지. 그럴 수 있어.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다른 가까운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내가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는 주위에서 더 잘 알 수 있기도 하니까. '
' 그런데 왜 우리는 착각에 빠지는 것일까? '
' 종종 좋았던 인연이 나빠지기도 하고, 나의 감정에 빠져 상대를 잘 못 보기도 하지. 이를테면, 10년 전에 좋았던 인연이라고 지금 역시 여전히 좋다고만 볼 수는 없어. 우리의 상황과 입장은 달라지니까. 또 어떤 사람들은 운이 점차로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지. 만약 그 사람의 운이 나빠졌다면 과거에 나에게 좋았던 사람이라고 해서 지금 역시 나에게 좋다고 할 수 없어. 오히려 지금은 나를 닳게 하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몰라. 그렇게 서로의 운이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연이 끝나는 시기가 오는 것이라 생각해.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여전히 과거에 있기 때문에 착각을 할 수 있는 거야. '
나는 늘 말했다. 좋지 않은 인연이라고 생각이 된다면, 용기를 내어 그 관계를 매듭짓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많은 것들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인연의 끝은 내가 원하는 시기에 정확하게 끝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것은 내가 이미 어둡고 우울하거나 감정적인 지배를 당해 분리가 어려운 것일 수도 있고 아직 때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그리고 좋은 인연이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줘. 너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 좋은 사람과의 연을 맺는다면 그 사람을 통해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야. '
' 또는 성장하거나, '
' 맞아.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세계가 넓어지기도 하지. 그들은 너를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거나 또는 기꺼이 안내해 줄 거야. 만약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나의 견문이 좁아지고 답답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속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성장하는 관계가 아니야. 그는 자신이 차가운 곳에 있기 때문에 너도 그 자리로 끌어내리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야.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은 나쁜 사람을 알아보고 그의 옆에 있지 않으며, 좋은 사람과 함께 있으려 하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의존하거나 끌어줘야만 하는 관계, 일방적인 이해와 헌신, 용서와 비난이 계속된다면 그 관계는 이미 죽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관계를 맺고 끊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봄이 오는 맑은 오후, 나는 몰려오는 잠을 참지 못해 바깥으로 나선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햇살은 따뜻하다. 나는 일광욕을 하는 식물과 같이 허리를 곧게 펴고 눈을 감는다. 가능하다면 할 수 있는 만큼 나의 마음을 깨끗하게 비운다. 아마도 어제 저녁 잠을 설친 것인지 커피를 마셔도 머릿속에서 혼곤함이 달아나지 않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있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다가오는 좋은 인연들에 대하여, 또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