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분류심사원, 시설에 가지 않기위해서는?

의정부지방법원 국선보조인 정현주 변호사

by 정현주 변호사


봄씨는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까지 떠맡아야 하다 보니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늘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 때문인지 아이는 늘 마음을 잡지 못한 채 방황을 했고 중학교에 올라간 아이는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 다음은 문정 법률사무소 봄에서 실제 있었던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봄씨는 며칠 전 **경찰서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 안녕하세요. 선생님, **군의 보호자시죠? 저는 **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입니다. "



'올 것이 왔구나. '



봄씨는 전화를 받은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건조하고 기계적인 목소리의 수사관의 말에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 네... 네 ..'라는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수사관이 전한 내용은 이렇다. 아드님에 대한 절도 신고가 들어왔다. 친구들과 친한 친구 집에 들어가서 현금 다발을 훔쳤다는 혐의로 그 친구의 부모님이 고소를 했다는 것이다. 사실로 말하자면 고소인(즉 친구의 부모님)은 아들의 친구들이다 보니 용서해 줄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래서 의심 가는 친구들을 모두 불러 '솔직하게 말하고 훔쳐 간 돈을 가져다 놓으면 용서해 주겠다. '라고 말했으나 아이들은 하나같이 인정을 하지 않았다. 친구가 비번을 알려줬고 집에 가서 적당히 놀았을 뿐 절도를 한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소인은 발뺌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괘씸하다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고소에 이르게 되었다.



봄씨는 대략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한편으로 언젠가 겪을 수 있을 일이 비로소 왔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아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크고 작은 범죄에 연루되었고 학폭위로 신고가 된지도 여러 번 있었다. 처음에는 겁을 먹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니, 언젠가부터 결국 부모가 나서서 해결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런지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했다.



그래도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는 상황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봄씨는 아이와 함께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후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다. 경찰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서글서글한 인상을 가진 수사관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절도로 신고된 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았을뿐더러 이전까지 크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으니, 소년재판으로 넘어갈 거고 적당히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 합의가 필요할까요? '라고 봄씨가 물었으나 수사관님은 ' 당연히 합의하면 좋죠. 하지만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어차피 합의는 어려워서요.'라고 말했다. 알아보니 소년재판에서 합의는 일반 형사재판보다 많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에 봄씨는 굳이 변호사까지 선임할 필요는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 경제 상황이 그다지 넉넉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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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8A%A4%ED%81%AC%EB%A6%B0%EC%83%B7_2026-01-27_161004.png?type=w1 MBN 매일 아침 '매일 법률상담소'에 고정 출연 중인 정현주 변호사


그런데 소년재판에서 만난 판사님을 처음 본 인상은 수사관이 말한 것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판사님은 아이에게 같이 어울리는 아이들에 대해서 자세히 물었고, 냉랭한 목소리로 그전까지 얼마나 사고를 치고 다녔는지에 대해 물었다. 봄씨에 대해서도 이런 상황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만약 알고 있었다면 어떻게 훈육을 해왔는지 물었다. 봄씨는 뭔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 어머님, 어머님은 지금 아이를 감싸려고만 드시는데... 현 상황을 잘 이해 못 하시는 것 같아요. '



판사님은 봄씨에게 그렇게 말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을 약간 찌푸렸다. 아이를 향해 ' 너는 반성을 전혀 하지 않으니 분류심사원에 가야겠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봄씨는 그 자리에서, 갑자기 아이와 생이별을 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함께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봄씨는 충격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분류심사원 면회부터 알아봤다. 겨우 시간을 맞춰 찾아간 분류심사원에서 아이를 기다릴 때는 이런 곳에서 과연 아이가 잘 지낼 수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분류심사원에 가게 된 아이는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고 봄씨는 저절로 눈물이 났다.



분류심사원 면회는 또 왜 그렇게 타이트한지, 부모한테도 15분밖에 허용되지 않는 것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였다. 아이는 불안해하며, ' 엄마, 내가 다 잘못했어.'라고 말했다. 나는 그래도 어떻게든 시설은 가고 싶지 않아. 여기에 있는 애들이 내가 어쩌면 시설 갈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아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봄씨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사고들이 계류되어 있었던 것이다.



봄씨는 처음에는 당연히 생각지 못했지만 분류심사원에 들어갔다가 재판에서 6호 이상의 시설에 들어가는 경우도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주도 어려운데 무려 6개월이라니.... 아이의 학업에도, 정신건강적으로도 이건 절대 막아야겠다 싶었다. 혼자 힘으로는 당연히 안 될 일이었다.



다행히 분류심사원에 가게 되면 국선보조인이 무조건 선정된다던데 국선보조인이 시설에 가지 않는 처분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돈이 들더라도 사선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145A2358.jpg?type=w1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변호사



법률사무소 봄을 찾아주신 의뢰인 봄씨는 나를 만나기 위해 꽤 먼 곳에서 찾아왔다. 국선보조인이 선정된 것 같지만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에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봄씨는 아이가 크게 자각이 없이 함부로 살았던 것도 맞지만 막상 분류심사원에 갑자기 들어가니 패닉을 겪고 있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아들이 지금까지 계속 문제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 부모 입장에서 이를 두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변호사님, 아무래도 국선보조인보다는 사선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봄씨는 물었다.



분류심사원에서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경우, 사선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필요할까?


국선보조인과 사선 보조인(사선으로 소년재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의 차이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국선보조인이란 소년사건에 선임되는 변호인으로 굳이 '국선변호인'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 소년재판은 소년의 범죄에 대한 징벌적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소년에게 전과가 남지 않는다. 따라서 부모 입장에서는 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막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판사님은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 만약 시설에 들어가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면 더 낮은 처분(5호 이하 처분)을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6호(보호감호 처분) 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심지어, 6호가 만실(놀랍게도 시설은 종종 만실이 된다)이 되거나 또는 같은 문제를 일으킨 또래 아이들이 이미 6호에 있어 만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단기 소년원 처분(8호 이상)을 내리기도 하니, 어쩌면 처분의 경중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서 국선보조인은 판사님이 처분을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역할 중 하나를 담당한다. 예를 들어 소년을 직접 대면하여 본 현 소년이 처해진 상황, 부모님의 양육태도나 가정환경들을 의견서를 통해 살펴본다. 또한 국선보조인의 '처분 의견'은 생각보다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처분을 내리는 판사로서는 분류심사원 심사관의 의견 및 상담사의 의견 및 국선보조인의 의견으로 아이의 상태를 가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국선보조인은 무조건적으로 시설을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한편 사선 보조인의 경우는 입장이 다르다. 사선 보조인을 선임하는 부모의 입장은 명확하게 '시설은 제발 가지 않게 해달라.'라는 요구이며, 이에 대하여 변호사도 명확하게 알고 있다. 따라서 소년사건을 선임하는 경우 변호사는 우선 분류심사원에 있는 아이에게 면회를 요청하여 찾아가 아이의 이야기를 면밀하게 듣는다. 당연히 부모님과의 면담도 자세히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아이가 이번에 시설에 가지 않기 위한 최선의 지점을 찾는다. 이를 의견서에 담아 재판을 준비하고 변론을 하게 된다. 당연히 국선보조인과 사선 보조인의 역할과 시간 배분은 다를 수밖에 없다.



소년재판은 일반적인 형사재판의 양상과는 무척 다른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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