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으로 혼인 신고를 당했을때 어떻게 해야할까?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변호사

by 정현주 변호사



혼인 신고는 법적으로 부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다. 사귀는 남녀끼리 혼인에 대해 약속을 한 것만으로는 부부라고 보지 않고, 동거를 하더라도 혼인 신고가 없다면 완전한 부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는 혼인의 실체가 없더라도 혼인 신고를 통한 법률혼 관계가 성립하면 그 자체로 많은 권한 행사가 가능하다는 뜻도 된다.


원칙적으로는 결혼식을 올리거나 또는 올리기 바로 직전 당사자들이 함께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면 좋겠지만 시간의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한 명이 구청에 가서 다른 한 명을 대리하여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혼인신고의 경우에는 다른 경우보다 대리를 하는 경우도 많다 보니 구청에서도 이를 깐깐하게 보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혼인의사의 합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느닷없이 유부녀(유부남)이 되고,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을 하려고 해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난감해질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이미 헤어졌는데, 일방적인 혼인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 어떻게 구제를 받는 것이 좋을까?


이런 행위를 한 전 여친(또는 남친)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할 수 있을까? 만약 형사 고소를 진행한다면 어떻게 처벌받으며, 그 수위는 어떻게 될까?



법률사무소 봄을 찾아주신 의뢰인 봄씨는 최근 여자친구인 여름 씨와 헤어졌다.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동거를 하게 되면서 다툼이 잦아졌다. 일이 바빴던 봄씨와 달리 여름 씨는 집에 있는 날이 많았고, 봄씨에 대한 집착도 날로 심해졌기 때문이다.


늘 여자들의 마음은 한 가지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봄씨는 여름 씨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름 씨의 정기적인 히스테리는 봄씨의 삶을 갉아먹었다. 어느 날, 봄씨는 여름 씨가 화가 날 때마다 나오는 '헤어지자'라는 말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으면서 완전한 결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여름 씨가 결정한 이별이었건만, 여름 씨는 봄씨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자 연락을 해 왔다. 또한 그 수위가 점차 심해져 갔다. 봄씨는 비밀번호를 바꾸고 전화를 차단하기도 했으나 여름 씨는 무작정 봄씨의 집으로 찾아오거나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걸거나 sns를 통해 연락을 하는 등으로 봄씨에게 지속적인 연락을 시도했다. 봄씨가 ' 우리는 이미 다 끝난 사이이니,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 '라고 말을 하였음에도 여름 씨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이가 나쁘지 않았을 때 여름 씨의 요구로 빌려줬었던 봄씨의 인감도장이 여름 씨에게 있었던 것을 봄씨는 기억하지 못했다. 봄씨가 여름 씨와 헤어지고 가을 씨와 만나게 되면서 진지하게 결혼을 고려하게 되어 우연히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보지 않았더라면 봄씨는 계속해서 여름 씨가 일방적인 혼인 신고를 했다는 것도 몰랐을지도 모른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오래간만에 여름 씨에게 연락을 하여 '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라고 따져 묻자, 여름 씨는 오히려 '그때 우리 결혼하기로 했었잖아. 그때 여보가 동의한 거였잖아. '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 나는 이거 동의한 적 없고, 기억도 안 나고, 당장 취소해야 해. '


봄씨가 그렇게 말해도 여름 씨는 아무런 협조를 하지 않았다. 봄씨는 당장 구청에 문의를 해 봤으나 이미 진행된 혼인 신고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름 씨는 오히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는 거냐며 따져 묻기에 급급했다. 봄씨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봄씨의 상황처럼 당시 연인이었던 여친에게 도장 등을 빌려준 이유로 합의가 없는 혼인 신고를 당하게 되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진행된 혼인 신고를 간명하게 되돌릴 방법은 없다. 현재의 법체계에서는 혼인 신고의 수리가 이루어진 이상 법원에서 혼인 무효의 판결을 받는 것 외에는 혼인을 무효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혼인 무효 소송은 민법 제815조의 각 호의 사유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데, 봄씨의 경우처럼 혼인 의사의 합치가 없었음에도 일방적인 혼인 신고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민법 제815조 제1호에서 정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행히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여름 씨의 경우처럼 자신의 감정에 치중하여 일방적인 혼인 신고를 진행하면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 '라는 명확한 의사를 전달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지속적인 연락을 시도하면 스토킹 처벌법에 의하여 처벌받을 수 있다. 또한 동의 없이 혼인 신고를 하게 되면 형법상 사문서 등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형사 고소를 진행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처벌 수위는 형법 제231조(사문서 등 위조 및 변조)에만 의하더라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이르게 된다.


법률사무소 봄에서 실제로 진행하였던 스토킹 형사 고소 사건 중에는 초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의 여지가 없다며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었던 사례도 있었을 만큼 동의 없는 일방적인 혼인 신고는 생각보다 중한 범죄에 해당한다. 또한 봄씨처럼 억울한 혼인 신고로 인하여 현재의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형사 고소를 병행할 필요도 있다.


물론 변호사 선임 비용이 걱정될 것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나의 사건을 진심으로 꼼꼼히 봐줄 것인지에 대한 여부도 알고 싶다. 현재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혼인 무효 소송 외에 필요에 의해 병행해야 할 고소 사건이 있을 시에는 변호사 선임을 한꺼번에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선임 비용에 대하여도 이를 고려하여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봄씨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일단 봄씨가 그랬던 대로 법률사무소 봄에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고, 그 이후의 추이를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변호사 상담은 생각보다 그 문턱이 높지 않다. 소송을 의뢰하지 않더라도 전문적인 상담을 받느냐 안 받느냐, 그로 인해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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