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올리는 브런치 합격 후기!>
'나 브런치 하고 싶어.'
"응, 먹어!"
친언니는 카톡에 나는 아무 의미 없이 답장을 보냈다.
'먹는 브런치 말고 다음(daum)에 새로 나온 블로그 같은 건데 이름이 브런치야.....'
그게 내가 접한 브런치의 첫 시작이었다.
이번에도 언니였다.
나의 언니는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겨했다.
그렇게 뭔가 사색에 빠진 모습이 멋져 보여서 나도 언니 옆에 앉아 종이에 글자를 끄적거리곤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런 생각이 안 떠오르면
언니의 연습장을 살포시 열어 좋은 글귀가 있는지 찾았다.
언니는 나보다 감수성도 풍부하고 표현력도 좋은데 글을 쓰지 않은 게 참 아쉽다.
언니에 비해 나는 감수성이나 표현력은 좋지 않지만 보기 좋게 다듬는 편집의 기술이 있다.
언니의 감수성과 나의 편집력을 합쳐서 글을 써보면 어떨까 했던 게 내 브런치의 첫 시작이었다.
언니는 브런치를 하고 싶은데 떨어질까 봐 도전을 못하겠다고 했다.
나는 떨어지면 어떠냐고 해보라고 했다.
'너는 문창과에 작가 생활도 하고 책도 냈으니까 한 번 해봐. 나보단 유리하잖아.'
언니가 볼 때는 어쩌면 한 때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내가 '공무원'인 자신보다 더 가능성이 높을 거라 생각했다.
"네가 한 번 해봐."
"그럼 같이 해보자."
모처럼 자매가 합심하여 사이좋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우리 자매는 보기 좋게 낙방했다.
언니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당시 나는 크게 낙담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책임져야 할 두 아이가(4살 1살) 있었기에 낙담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잊혔다.
그렇게 육아의 하루들이 이어졌다.
"나 요즘 브런치 시작했어."
오랜만에 연락이 온 지인 언니에 전화를 받기 전까지 나는 브런치에 대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언니 대단한데... 사실 나도 응모했다가 떨어졌어."
그 말에 언니는 큰 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나도 떨어졌었어. 다시 도전해서 된 거야. 다시 해 봐. 할 수 있어."
그리고 다시 6개월 만에 새롭게 기획서를 쓰고 새롭게 글을 올렸다.
6개월 만에 재도전 후 합격했다.
딱히 새로운 게 추가된 게 아니었다.
글 좀 썼다는 자만감을 버리고, 열심히 쓰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나 스스로 브런치를 쓴다는 데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첫 탈락'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검색하면 다양한 합격수기와 탈락 수기가 나온다.
'성의'를 보여야 허락해주는 시스템
'작가'라는 타이틀을 돌려준 곳.
브런치에 오면 나는 작가가 된다.
내가 브런치를 하는 첫 번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