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
둘째가 1학년에 입학했다.
91년도에 내가 입학했고,
19년도에 첫째가 입학했고,
22년도에 둘째가 입학했다.
물론 입학생들은 다르지만, 3번의 입학 경험이 나에게는 생긴 것이다.
내가 입학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물론 조금의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1학년이 되기 싫다는 생각만 했었던 것 같다.
첫 딸이 입학할 때는 설레면서 두려웠었다. 1학년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었고, 주변 지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궁금증을 채워갔다.
0. 1학년은 몇 시에 끝나요?
1학년은 어떤 학원 보내야 해요?
1학년 가기 전에 한글이나 수학은 얼마나 해야 해요?
젓가락은 다 배워서 가야 해요?
1학년도 숙제가 있어요?
엄마 봉사활동 그 거 해야 하는 거예요?
친구들 만날 때는 엄마가 따라가야 해요?
초등 엄마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질문이지만, 초보 엄마들에게는 예민하고 어려운 것들이었다. 다행히 내 주변에는 선배 엄마들이 많았고, 걱정 많고 불안 많은 엄마인 나는 그 궁금증을 모두 해결하며 1학년을 보낼 수 있었다.
혹시나 궁금할 분들을 위해 짤막하게 그때 들었던 답을 정리해본다.
1학년은 학교마다 수업시간이 다르지만,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1시 반 이후에 끝났고, 그 후에 일정은 학교 방과 후 일정이나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다.
학원들은 아이마다 달랐고, 다니는 아이도 많았고 안 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1~2학년에는 주로 예체능 위주의 학원을 보냈다. 미술, 피아노, 태권도, 발레, 수영 등이었다. 예체능을 저학년에 배우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학년 가면 배울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답변을 들었다.
젓가락 못해도 학교에서 급식은 다 먹고 온다고 한다. 젓가락 안 되는 아이들은 수저로도 밥만 잘 먹는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는 대답이었다.
1학년은 숙제가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꼭 필요한 숙제는 알림장으로 다 오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1학년은 학교 적응과정이라 사실 크게 신경 쓸 게 없으니 자기 몸과 물건 관리(손 씻고, 화장실 뒤처리, 개인 물품 챙기기)만 잘하면 된다고!
엄마 봉사활동은 가능하면 하는 것이 좋은데,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으면 못하지만, 결국 우리 아이가 누리는 학교생활에 연관된 거니깐,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친구 만날 때, 초반에는 따라가기도 하지만, 아이들끼리 노는 경우도 있다. 그건 아이의 성향마다 다르고, 아이가 노는 친구들에 따라서 다르고, 그냥 아이가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해 주면 된다.
1학년 한글 수학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는 엄마들마다 기준이 달랐다.
기왕이면 배우고 가는 것을 추천하지만, 다 배우지 않았더라도 1학년을 마칠 때가 되면 누구나 한글을 읽고 쓰고는 가능하다는 것! 다만 아이가 상처를 잘 받거나 주눅이 들 것 같으면 미리 어느 정도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100%까지는 아니지만 나의 경우도 최소 70% 정도 한글을 익히고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받침은 몰라도 최소한 쉬운 글자는 읽고 써야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
국어를 모르면 수학도 못 푸는 게 1학년 수업이다. 국어에는 가나다라부터 시작이지만 다른 수업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 이름을 쓰시오, 좋아하는 음식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어느 정도 한글을 알고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맘 카페에 보면 비슷비슷한 질문이 계속 올라온다.
모를 수 있고,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다.
엄마도 1학년이 처음이니까
아이 역시 1학년이 처음이니까
서툴 수 있고, 실수할 수 있고, 다 괜찮다.
둘째가 입학해서 그런 지 사실 1학년 엄마 치고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1학년엔 조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아이는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힘든 일도 많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1학년이니까, 조금 풀어주고, 조금 더 즐겁게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즐겁게 학교에 다닐 수 있기를 빌어본다.
_이제 제법 초등학생이 된 둘째... 6개월 만에 밀린 일기를 올려본다. 글은 3월 초에 쓰고 2학기가 시작됐다. 2022년 가을은 더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