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도> 도망가고 싶다고

잘못된 기도가 이루어졌을 때...

by 연두씨앗 김세정

2022.08.30


<강제 휴가>


도망가고 싶다고

조금 쉬고 싶다고

하지만 어디도 갈 수 없다고 했더니

하늘에서 상을 주신 걸까

벌을 주신 걸까


좋은 선물일지 나쁜 선물일지는 지나 보면 알겠지.

유쾌하진 않지만

이 또한 어쩔 수 없음을...


세상에 쉬운 일은 없고

세상에 마냥 편하기만 사람은 없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법


살림하기가 지겨워서

육아하기가 버거워서

하늘에 기도를 했다

나에게도 자유를 달라고

조금만 쉬고 싶다고

아내도, 엄마도 아닌 나만을 위한 시간을

아주 조금만 갖고 싶다고

그것은 욕심이었을까?

하늘이 기도를 들어줬다

'옛다! 병 줄 테니 푹 쉬어라~'


아뿔싸, 기도가 잘못 들어갔다.

내가 원한 '자유'는 '도망'은 이런 게 아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환자의마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