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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Dec 26. 2023

[동화]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길고양이를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어린이 동화책

 *이 글에는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뽀얗고 하얀 털을 가진 집고양이 '꼭지'는 우연히 베란다에서 길고양이 '사월'이 만난다. 집에서 무료했던 꼭지는 사월이를 따라 베란다를 열고 밖으로 외출을 나간다.

 집에서 가족들과 편하게만 지냈던 꼭지는 바깥세상이 무섭기만 하다. 사월이를 따라 밖에 나온 꼭지는 공원에서 자유를 느끼고 길 고양이의 삶을 체험한다.

친절한 사월이와 다르게 날카로운 회색 길고양이 '단비'를 사월에게 소개받지만, 단비는 꼭지가 아무것도 모르는 집고양이라며 꼭지를 무시한다. 길에서 음식을 먹는 사월이와 달리 꼭지는 집에서 사료만 먹었기에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무료하게 집에서 지내던 꼭지는 길고양이 '사월'이 보고싶어서 나왔다가 동네 길고양이들과 다툼이 생긴다. 위험한 순간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사월이 친구 '단비'는 꼭지를 '사월'에게 데려다준다.

 오랜만에 본 사월이는 배가 불룩했고, 곧 엄마가 될 거라 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사월이는 꼭지를 집으로 데려다주려 아파트까지 갔지만, 저번과 달리 베란다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내리는 비 때문에 둘은 결국 사월이의 집으로 오게 된다.

 옥상 한켠에 자리잡은 사월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사월이는 아기 고양이들을 출산한다. 세 마리의 아기 고양이를 출산하고, 사월이는 단비에게 아기들을 맡기고 바로 먹이를 구하러 떠난다. 사월이의 아기를 돌보느라 집에 가는 것도 잊어버린 꼭지는 그렇게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이를 출산하고, 몸도 약해진데다가 다리까지 다친 사월을 보니 도저히 집에 데려다달라고 보챌 수만은 없던 꼭지는 단비를 따라 먹이를 구하러 나간다.

 하지만 구할 먹이가 없어 다른 고양이의 영역에 들어갔다가 길고양이들과 싸움이 붙게되고, 어려움에 빠진 단비를 꼭지가 구해준다.

"밖에서 사는 우리는 각자 생활하는 구역이 나눠어 있어. 내가 그것을 어긴 거야."

 다음 날 옥상문이 열리더니 집주인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사월이와 꼭지는 새끼 한마리씩을 물고 숨었지만 나머지 새끼한머리는 어미가 없는 줄 알고 주인아주머니가 데리고 가버린다.

"여기는 아기를 키우는 게 위험한 거 같아. 네가 살던 아파트 옆으로 갈 거야."


 사월이와 꼭지는 두 마리 남은 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이사를 선택했다. 전봇대에는 꼭지를 찾는 전단지가 붙어있었지만 힘들게 아기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월이를 혼자 두고 갈 순 없었다.



 이사를 한 곳은 사람의 손길은 없었지만 어둡고 눕눕해서 아기 고양이들이 살기엔 좋지 않았다. 그래도 사월이는 더이상 아기 고양이를 잃기 싫어 그곳을 고집했다. 새끼 고양이들 눈에 눈곱이 생기며 상태가 안좋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났다. 엄마 고양이 사월이는 서럽게 울었고, 단비와 꼭지도 따라 울었다.









 꼭지가 집으로 돌아갈 시기가 될 쯤에 단비는 꼭지에게 사월이의 아기 고양이도 함께 데려가달라고 청했다. 하나 뿐인 새끼를 사월이가 보내줄 것 같지 않았으나, 이대로 있다가는 하나 뿐인 아기 고양이의 목숨도 위험했다. 단비와 꼭지의 설득에 결국 사월이는 아기고양이를 꼭지가 있는 집으로 함께 보내기로 결심한다.

  꼭지의 주인은 아기고양이를 함께 데려온 꼭지를 반겨주며, 아기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치료해 준다.


<감상평>

 오래 전 캣맘과 길고양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나도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이래저래 미루다가 결국 출판까지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나와 같은 생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쓴 작가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집고양이들은 주인들은 '집사'라 부르며 호위호식하며 안락한 삶을 사는 데 반해, 길 고양이의 삶은 너무도 힘든 것이 늘 가슴아팠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뭘 도와주거나 해줄 수도 없었다. 그저 길고양이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나마 줄이고 싶어서 글을 썼던 것 같다.

 같은 듯 다른 길고양이 이야기라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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