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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그림자 Apr 27. 2024

ᴇᴘ. 85 멍

[몸도 마음도]



다른 사람들보다 몸에 멍이 잘 생기는 체질이 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 곳곳에 남겨져 있는 멍들을 볼 때면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참으로 의아하다 동시에 이 사실을 몰랐을 때보다 몇 배는 더 아파져 오는 통증 때문에 나 자신이 참 우스워질 때도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부딪혀 멍이 드는 것은 비단 몸뿐만은 아니겠지 별거 아니라 생각해 방치해 두었던 작은 것이 어느새 마음속에 시퍼렇게 자리하고 있어 발견 시 이미 타임 라인을 지나쳐 버렸을 때도 있을 것이며 남들보다 나약한 마음 때문에 견뎌내는 과정이 고되고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 또한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겠지만 혹여 그 멍이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오롯이 내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들 나 자신을 미워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작고 짙게 생긴 멍은 시간이 갈수록 크기가 늘어나 언뜻 보기에 나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짙은 것이 서서히 옅어져 가며 범위를 넓혀갈수록 통증은 조금씩 무뎌질 테고 그렇게 전부 흐려지고 나면 분명 더는 아파하지 않는 날도 올 테니까 말이다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 자주 부딪히는 부위는 또다시 상처가 날 수 있겠지만 한번 아파보았던 그 아픔을 또다시 마주했을 때 적어도 처음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단단하고 견고해져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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