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꽂는 행위]
꽃을 꽂는 행위를 즐겨한다 꽃을 꽂는 그때만큼은 마치 발그레하며 새초롬한 소녀가 되어버리는 느낌이다 반쯤 눈이 감겨 좀비처럼 내딛는 발걸음도 신문지에 돌돌 말린 꽃을 가슴에 꼭 안고 팔에 뻐근한 통증이 올 정도로 묵직한 느낌을 받으며 걸을 때면 어느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되어있다
사람들에게서 각기 다른 매력이 있듯이 제 몫의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끄는 녀석들이 새삼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어울리는 화병을 뒤져 자르고 옮겨 담고 비록 거의 날밤을 샜지만 그래도 역시 즐거운 일에는 피곤함을 모르는 법 좋아하는 것들을 쫓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원하는 삶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용적인 가치는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나는 무용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이토록 흠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