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의리다?]
뇌과학자들은 보통 사랑의 유효기간은 짧게는 6개월 길게 보면 17개월이라고 말한다 사랑에 빠지면 뇌에서는 도파민과 여러 호르몬을 강하게 내보내는데 반대로 사랑에 빠지면 오히려 비활성화되는 뇌 영역도 있다 그건 두려움 위기 탐지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와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예측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랑에 빠졌을 때 행복 쾌감은 극대화되지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는 것 말 그대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 특히 뇌 입장에서는 사랑에 빠진 지 얼마 안 된 상태가 계속해서 유지가 된다면 그를 이상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서 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우리 몸을 정상화하려고 노력한다 계속 호르몬이 강하게 나온다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는 건 불가능하며 당연히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없을 테니까 어쩌면 그 때문에 사랑의 유효기간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보통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하고 있다는 건 성실하다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성실하다는 건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니까 결국 그런 사람은 사랑에 있어서도 그럴 확률이 높지 않을까
사랑을 떠올리면 ’ 행복 두근거림 설렘 핑크빛 격렬함 키스 꽃‘ 이런 단어들을 많이 떠올리겠지만 (당연히 본능적인 것 또한 사랑의 훌륭한 요소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위의 단어들보다 ‘함께 편안함 안정감 이해 대화 믿음 다정함’ 이런 단어가 먼저 생각난다 설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나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만약 과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의 유효기간이 정말로 있다면 그 유효기간이 끝날 때마다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야 할 텐데 쉬운 일은 아닐 테니 혹여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본인의 선택이니 이견을 제시할 순 없겠지만 어쩌면 진짜 사랑은 유효기간이 끝났을 때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모든 사랑의 시작점은 노력이겠지만 이미 도파민과 다양한 호르몬이 충분히 사랑을 도와주고 있을 테니 처음 사랑을 시작하여 유지하는 것들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진짜 사랑은 그런 것들이 없어지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난 인생에 있어 의리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편인데 사랑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 호르몬의 최대치를 지나 더 이상 두근거림 설렘 적당한 긴장감과 쾌감 이러한 것들이 느껴지지 않을 때부터는 다른 곳에 자연스럽게 신경이 갈 수밖에 없을 텐데 그런 순간에도 여전히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은 의리가 없다면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사랑에 있어서도 성실과 의리는 중요한 영역이라 믿는다 그것은 사랑함에 있어 일종의 약속이자 험한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가겠다고 결맹을 맺는 것 그 이상의 뜻을 의미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