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양 조절은 어찌하는 거예요?]
주방 일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건 다름이 아닌 양 조절이다 부족한 걸 싫어하기도 하지만 만들다 보면 ‘아니 너무 적은 것 같은데 분명 적어’ 잡채든 부침개든 국이든 파스타든 카레든 한 솥을 만들게 된다는 것 엄마의 잡채가 먹고 싶었으나 엄마가 안 계시니 내가 해 먹는 수밖에 냉장고를 털어 약식으로 고기도 없는 잡채를 만든다 명이 나물과 함께 먹으려고 접시에 담다 이런 생각을 했다 나처럼 이렇게 한 장씩 지그재그로 담아내면 깻잎 논쟁이 생길 일이 없을 텐데 난 곤란한 사람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박애주의자에 가까운 편이지만 이것만은 예외다 깻잎 앞에선 무조건으로 자기애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연인이 옆에 있는데 깻잎 떼주는 거 절대 용납 못해 이게 진정 가능한 일인가,
_깻잎이고 새우고 용납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