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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그림자 Mar 07. 2024

ᴇᴘ. 76 취향이 비슷하다는 건

[호감의 척도]



취향이 분명한 편이다 뭐든 금방 질려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음식이든 음악이든 사람이든 그게 무엇이라도 한 번 좋으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취향의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에게 매력을 많이 느끼는 거 같다 누가 어떤 노래를 듣고 좋아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심어지곤 한다 그 사람이 듣는 노래가 그 사람의 이미지가 되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겹칠 땐 반가움을 넘어서 희열 같은 걸 느끼기도 한다 상대방 매력의 척도가 달라지는 건 사실이니깐 적으면서 생각하니 나는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에게 많이 끌리나 보다


상대방과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한다는 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랑 취향이 같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다 나름의 취향이 있는 것이고 다른 색으로 물들어 가보는 것도 꽤 흥미롭고 내 음악 취향이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 혹여나랑 취향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이상하게 보거나 배척하지는 않는다 그냥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려니 인정하는 거지


좋아하는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를 알아간다는 것 세세한 취향을 알아간다는 것은 마치 상대방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 같아서 좋은가 보다 좋아하는 사람의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꽉꽉 채워놓고 걷게 되면 옆에 없어도 마치 함께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어 행복감에 도취되기도 한다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는 때론 일기장 같기도 하다 트랙리스트를 셀렉하고 완성하는 건 내게 큰 기쁨을 주는 행위니깐 혹시 누가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곡이 뭐야라고 묻는다면 정말 딱 한 곡만 말해야 한다면 무척 곤란할 것 같다 난 음원 사이트마다 계절마다 낮과 밤 그리고 새벽마다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가 모두 다르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한 곡을 무한 반복할 때도 있으니까 아마도 좋아하는 곡이 너무 많은 게 문제인가 보다


하지만 실제로 좋아하고 사랑에 빠지면 음악 취향 같은 것들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겠지 혹시 서로 다른 취향이라도 좋은 영향을 받고 충분히 바뀔 수 있을 테니 꼭 음악 취향이 같아야 한다기보다 음악이 아닌 그게 뭐든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취향이 비슷하다는 건 무언가를 즐겁게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귀한 단짝을 만난 것과 같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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