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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그림자 Mar 18. 2024

ᴇᴘ. 78 슬픔으로 귀결되는

[마음]



언제부터 이렇게 권태로워졌는지 모르겠다 아리송할 정도로 외로움에 익숙해버린 걸지도 가끔 무엇인가를 상실한 사람처럼 멍하게 있을 때가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라는 말 또한 크게 와닿지 않는다 누구를 감당하고 흥미가 생기는 일을 벌이는 게 무슨 소용일까 생각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일을 하고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주입식으로 나를 이해시키려는 일련의 과정들이 귀찮고 힘들다 느껴졌다 그렇게 무기력에 잠겨간다


내게 호의를 띄우는 사람들을 대하게 될 땐 그래 이렇게만 하면 금세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다가도 호의를 앞세워 적절한 선을 넘게 되면 어김없이 고된 마음이 찾아왔다 텀을 두고 다가오면 좋으련만 내가 그들을 이해하기 힘들 듯 그들도 나를 이해하기 힘들 테지 크게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나 어떤 이유이든 결론은 매한가지였다 모든 것을 안고 수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마치 퓨즈가 나가있듯 내게 있던 모든 희망이 꺼진 것만 같아 울적하다 오래 묵혀두었던 무거운 트라우마가 꿈 대신 나의 밤을 덮치기도 한다 나 같은 사람이 있다면 나를 이해해 줄까 기대도 해보지만 아직은 확신이 생기질 않는다 언제부터 이리 사람에 대해 또 사랑에 대해 뒷걸음질 치며 조심성을 띄우게 된 것일까 컨디션이 안 좋은 덕분인지 오늘은 나 자신이 나약하게만 느껴져 무력한 이 마음이 슬픔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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