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일기
나는 극 J (로 바꼈다)
몇날며칠 여행계획 세우는 게 삶의 큰 기쁨 중 하나이다보니 여행을 자주 가게 된다.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는 그 쾌감이란!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여행이 쉽지만은 않지만 만 2살 전까진 비행기 삯이 공짜라는 사실을 핑계로 올 한해 어지간히 다녔고 또 다닐 예정이다(사실 후코콰도 한 번 더 다녀왔음).
먹는데 빼고는 최고 가성비로 일정을 짜기 때문에
원래 돈도 많이 안 쓰는데다, 지난 번 남은 엔화도 있고 마침 소멸 마일리지가 있고 해서 여행을 결정했다. 마일리지 소진 티켓이라 목적지는 다양하지 않았기에 그나마 주말을 끼고 가는 가까운 곳으로 나고야를 선택했다..
몇번의 경험을 통해 비행기 탑승 전엔 아이의 활동량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뽀로로는 내 친구이기도 하다.
댄공에서 센스있게 넓은 좌석을 배정해 준 덕택에 무사 도착을 했고… 시내 이동, 호텔 체크인 후 바로 관광을 시작했다.
나고야의 첫 인상은… 한국의 대구 관광하는 느낌?… 왜 나고야로 관광을 많이 안 가는지 알 것 같은… 타 도시로 이동하는 경유지 정도의 지역이고 나고야 내에는 관광지랄게 딱히 없었다.
2차대전 이후 완전 파괴된 도시가 공업으로 부활해서 경제적으로도 수준이 높고 그래서인지 일본 내에서도 주민의 성향이 타 지역대비 폐쇄적인 지역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생전 볼 일이 없을 것 같은 나고야성도 보고 도시 산책도 했다. 그들이 복원해서 귀하게 모시고 있는 문화재들을 보니 왜 그렇게 우리나라 문화재를 쓸어갔고 예술가 기술자들을 모셔갔는지 이해가 가더라. 돈은 넘쳐 흘러 금으로 칠갑은 했는데 내 시각으로는 그다지 수준이 높지 않은 듯 보였다. 물론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 그저 개인의 의견일 뿐.
아이는 지루한지 징징이 시작 되었고.. 허기를 채우기 전에 눈에 보이는 대로 놀이터를 향했다. 일본도 한국만큼이나 아기가 없는지…. 놀이터에 잔디가 잔뜩이고 미끄럼틀이고 그네고 몇년 묵은 먼지가 가득이다.
아기는 신나게 엉덩이로 놀이기구 청소를 한다.
이 정도면 진을 뺐다 싶을 때 잽싸게 들쳐메고 식당으로 향했다. 나고야가 워낙 관광객 수가 다른 곳 대비 적다 보니 구글맵 상의 음식점 정보가 사실과 다른 것이 너무 많았다. 계획한 식당 위치를 찾지 못해 눈에 보이는 대로 들어간 꼬치집은 대실패. 닭 부위별 꼬치를 주문했는데, 원래 일본인들이 약간 반숙(?)으로 먹는 건지… 간 심장 염통 등등이 거의 겉만 익힌 상태로 나오는 바람에.. 육회도 안먹는 나는 비린 냄새에 맥주만 배터져라 들이켰다.
2차는 오뎅바를 갓는데… 아이가 그새 팔 안에서 잠들었고.. 사진 찍을 손이 없었다는 슬픈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