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일기
아기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후코콰 가족여행 복기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때그때 정리를 안하니 소소하지만 간직하고 싶은 기억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서 늦으막히 기록을.
12월의 후쿠오카는 한국보다는 따뜻한 곳이래서 용감하게 돌 갓 지난 아기를 데리고 피신해서 갔더니 어인일로 폭설이 왔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규슈편에서 비전문가인 내가 가 볼만한 지역은 다자이후 텐만궁이 유일해 보였기 때문에 꼭 이곳은 가 보고 싶었는데, 눈이 한 번 오기 시작하니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40분이면 간다는 거리가 차가 꿈쩍도 하지 않아 편도 2시간은 소요된 것 같다. 게다가 스케줄이 예정과 다르게 꼬여버려 늦으막히 출발을 했더니 왕복 4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길에 버려야 했다. 심지어 버스도 만석이라 아기를 들쳐업고 입석으로 이동했다는…. 다자이후는 저녁이면 문을 닫는다고 하고 관광객도 많은 곳이니 역시 아침에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
학문의 신을 모시는 곳이라 일본 전역에서도 시험기간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소의 머리를 만지면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에 20년 뒤 시험을 치게 될? 아기에게 소 동상을 만져보라고 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소를..
나중애 안 사실이지만 소 동상은 네 군데나 있고 진짜 동상?은 정문 쪽에 있었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있는데 버스 대기줄이 만만치 않은데다 배차 간격도 30분이라 느긋하게 둘러보지 못하고 소 만지고 오기 미션 수행하는 것 마냥 후다닥 나온게 아쉽다.
돌 전후로는 아기가 제대로 걷지 못해서 늘상 아기띠를 하고 다녀야 했는데 지나고보니 그때가 여행하기는 훨씬 수월했던 것 같다. 지금은 자아가 30개쯤 생기시어.. 본인 의지가 강한 탓에 여행 일정은 틀어지는게 기본.
그나저나 한밤중에 눈이 떠져 그림 그리다 새벽 3시 반에 잤더니… 회사에서 또 병든 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