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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다카마쓰 여행기 - 5

노산일기

by sunshine

Day 4


더위에 숙취에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아침이다. 에어컨은 빵빵했지만 냉방병으로 컨디션이 나빠지지 않게 조심했다. 아침에 숙소 대욕장에서 몸을 지지고 조식을 먹고 마중나온 친구네와 작별 인사를 하고 고치현에서 다카마쓰 공항과 가까운 지역으로의 이동을 시작했다. 차로 두시간 반을 가야 한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길을 세 번이나 잘못들면서 실제로는 세네시간은 걸린 것 같다. 우리 가족 모두가 지쳤다.


예약한 숙소는 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리조트였다. 대중교통이 많이 없어 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아보이는 곳이었다. 리조트엔 커다란 놀이동산과 대형 야외 수영장 및 실내 수영장, 온천욕장 모든 것이 갖춰진 곳이었다. 이곳 또한 이렇게 더울 줄 모르고 재밌게 여기저기 놀멍쉬멍 놀려고 계획한 곳이었거늘… 이래저래 아쉽다.


숙소 근처에 평점이 좋은 우동집이 있기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이런곳에 식당이 있나 싶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는데 그곳에도 이미 대기줄이 있었다. 사람들은 열댓명 정도 있었는데 대기 의자는 고작 5개 정도에 땡볕 아래에 있다. 15분 정도 기다려 자리가 났지만 15분이 지옥 불구덩이 같았다.


이번 여행에서 냉우동이라는 메뉴를 처음 봤다. 냉우동2개에 가라아게 추가, 카레우동을 주문했다. 메뉴를 3인분을 시키는 남편에게 과하다고 했는데 세상에, 이 우동 먹으러 다카마쓰 다시와야겠다 싶었다. 후쿠오카 우동이 다 풀어진 맛이라면 사누키 우동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탱글탱글한 식감이다. 면발 하나로 요리가 되는 엄청난 내공의 맛이 느껴진다. 여러분 우동십끼 하러 다카마쓰 가세요.

각 여행마다 아 이것으로 다 보상이 되었다 하는 메뉴들이 하나씩 있는데 이번 여행은 우동이었다.


만족스러운 점심을 마치고 숙소로 갔다. 산에 있어 고도가 살짝 높기 때문에 조금은 덜 덥지 않을까 했던 나의 기대는 무참이 무너졌다. 야외 놀이동산과 수영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체크인후 입실하자마자 아기는 진이빠져 기절하다시피 잠을 잤다. 나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아쉬운 마음에 실내 수영장이라도 바로 갔다. 실내 수영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조금 적었지만 이번 여행에 유일하게 아기에게 주는 놀이시간이라 열심히 놀아주었다. 호텔 내 작은 게임장도 있어 호빵맨 기차도 탔다.


온천을 한 후 호텔 내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호텔 부페는 꽤 맛이 없어서 다시 우동먹으러 나가고 싶을 지경이었지만 미리 지불한 돈이 아까워서 꾸역꾸역 먹어본다. 한밤중에도 지열이 떨어지지 않아 더위가 가시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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