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베르나르 Emile Bernard

세상을 너에게

by sunshine

이 작가를 소개할지 어쩔지 한참을 고민했는데 너가 그 책을 선택하니 이것은 운명이다 한 번 글을 남겨보자.


루브르를 하루에 둘러 본다는 건 마치 나 루브르 앞에서 인증 사진 찍었다 라는 말과 같은 얘기이지 않을까 싶어. 엄마는 미술관 갈 때 새벽부터 출동하거든. 줄 서는 것 싫어서. 그렇게 일찍 가서 끼니를 굶어가며 문 닫을때까지 그림을 봤는데도 이미 초반부터 뇌 용량을 초과하는 작품 수에 엥간한 충격으로는 기억에 제대로 남지도 않더라. 나중에는 너네 정말 많이도 훔치고 뺏았구나 하는 말이 입밖에 나오더라니까?


루브르를 나오는 순간에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는데 그 이후로 수년이 흘렀으니 얼마나 엄마의 기억에 이미 사라지고 왜곡된 것들이 많겠니. 그래서 이 작가를 이야기 하기가 조금 조심스러웠는데, 일단 제일 불편한 것 먼저 정리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볼께.


내가 이들 작품 중 어느 것에 꽂혀 도록을 사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아. 어쨌든 루브르 어느 구석의 작은 그림에 꽂혔던 것 같은데. 너무 엄청난 대작들에 눈이 이미 피곤해져 있었기 때문에 좀 막 그린 것(?) 같은 유쾌하고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이 필요했거든.

화풍과 관련한 어려운 이야기는 생략하더라도 이 작가가 고흐와 고갱 등의 유명한 화가들과 친구로 지내며 서로의 그림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들 그림 간에 어떤 공통 요소들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동기가 되곤 하지.

도록에서 볼 때 베르나르의 그림은 너무나 화풍이 다양해서 이 사람의 특성을 하나로 꼽기는 어려웠는데 아무래도 고흐 고갱과 함께 했던 시기의 작품들이 대표작으로 꼽히긴 하더라. 마치 만화를 그리듯이 대상을 단순화 시키고 테두리를 검은색으로 그린 것이 특색이 있어. 이런 것을 보고 고흐는 일본 목판화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했대.

이 작가는 후기에는 이런 화풍을 버리고 고전적인 그림으로 돌아갔는데 이 작품들 또한 훌륭하지.

이 그림들을 보고 있으니 또 파리에서의 추억이 떠오르는구나!


그런데 도록을 프랑스어판으로 사가지고.. 또 해석을 못하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엄마는 왜 못 오를 나무들에 이렇게 의욕이 넘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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