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너에게
** 19금(?) 그림이 많으니 청소년은 지나가셔도 됩니다.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를 가서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몇 개 사진을 찍었는데 나와서 주욱 보다보니 두 가지 다른 그림이 한 작가의 것이더라. 아 내가 이 사람의 그림에 취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단순히 그림 그리는 스타일이나 색감이 좋았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데 이상하게 부유함에서 나오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가난이든 고통이든 절박함 같은 것이 있으면 그림을 볼 때 어떤 괴로움이 함께 느껴지는데 이 사람의 그림은 그런 것이 없더라고. 오히려 안정감에서 오는 탐구? 그런 느낌이 있었지.
(여기서 잠깐, 엄마가 부자 작가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는 세상 모두가 좋아하는 화가, 고흐야. 근데 그 사람의 그림을 볼 때면 그가 느꼈던 고뇌와 고통이 하나하나 너무 전해져서.. 그런게 있어, 나이들면 영화도 예술영화 그런거보다 그냥 로맨틱코메디 같은 편한게 좋아지는 거. 그런거랑 좀 비슷한거야 ㅎㅎ)
작가의 그림이 궁금해져서 도록을 샀지. 그런데.. 이거 왠걸 엄마가 생각하는 그림이 아닌거야.
무슨 나체가 이렇게 많은지. 그리고 나체도.. 뭔가 고깃덩어리 같은 느낌이랄까, 아름다움이 없는 그 극한의 모습, 그저 살덩어리. 그리고 성기에 굉장히 집착을 해. 여기에 올리기 위해 그림을 고를 때도 좀 무난한 걸 찾아 고른거란다. 실제 이 작가의 전시회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많이 받았다고 해.
아 이런, 엄마가 작가 잘 못 골랐네 생각했던 한편 궁금한 마음이 들더라고. 이 작가 왜 이러는걸까 하면서.
작가의 실물은 이렇게 생겼어. 굉장히 히스테릭해 보이지 않니? 알고 보니 이 작가가 정신분석가 프로이트의 손자인거야!! 어찌나 놀랍던지!
실제로 할아버지와 손주의 관계가 유난히 돈독했다고 해. 할아버지의 사상에 많이 영향을 받기도 했고. 프로이트의 사상 중 가장 대표적인 단어로 리비도를 꼽을 수 있는데 그래서 이 작가의 그림에 그렇게 나체가 많은가 생각이 들었지.
그런데 조금 다른 점을 꼽자면 이 사람의 그림은… 감정이 배제된 굉장히 건조한 관찰자적 그림 같은 느낌이 든달까?
실제 누드 모델들은 다 친인척이나 지인들었대. 내가 모델이었다면 영광이라는 생각보다는 아 이렇게 끔찍하게 그렸나 생각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해.
이 사람은 누군지 알겠니? 바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야. 영국의 왕실 초상화는 기사 작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릴 수가 없다고 들었어. 그런데 막상 초상화를 맡겼는데 아름답지 않게 그렸다고 이 그림에 대한 왕실 포함 관람객들의 혹평이 많았다고 해. 엄마가 그런 생각이 들었듯이.
(그런데 이 내용은 엄마의 짧은 영어로 들은 이야기라 검증이 필요하긴 해.)
프로이트 집안 사람들은 각각 여러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이루었는데 전체적으로 할아버지 프로이트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조금 특이하게 보이긴 하지.
이 작가는 알고보니 엄마 취향은 아니었지만 대단한 사람을 발견한 것 같은 기쁜 마음에 기록을 남겨보았어.
이번 도록은 영문판인데… 그래도 해석은 여전히 잘 안되는구나. 네가 커서 대신 해석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