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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Dec 28. 2022

앤서니브라운 전시회

노산일기


크리스마스 이브인지 오후 3시에 알고 깜짝 놀랐는데, 오늘도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깜짝 놀라고 있다.​


강동아트센터에 앤서니브라운 전을 보고 왔다. 가는 길부터 고난의 시작이었다..

평소 윰차를 타기 싫어하는 아기씨께서 오늘은 또 어인 일로 윰차를 타겠다고 울고 뒤집고 난리 부르스다. 하지만 여유가 없어 고집부리는 아기씨를 들쳐메고 윰차를 접어 들고 가방을 짊어지고 부랴부랴 집을 나서는 순간.. 엘레베이터가 점검 중이네? 진짜 나도 모르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쌍욕이 나왔다. 어쩌겠나 걸어내려가는 수 밖에. 가장 가벼운 윰차를 샀다고 하지만 가볍다고 해도 여차저차 7-8키로는 될 것이다.

콜택시를 불렀는데 큰 차가 다가오기에 잘 되었다 할 무렵, 나를 지나 앞으로 달려가신다. 출발지 설정이 다른 곳으로 되어 있었다나 뭐라나… 짜증 두 배로 밀려온다. 아기를 키우는 어려움에 대해 가타부타 하실 말씀이 많으신 택시 기사님을 뒤로하고 강동아트센터에 내렸다.

웬 걸. 아트센터 내에서는 윰차를 끌 수가 없어 보관소에 대 놓으라네? 앤서니브라운 전은 아이와 함께 봐야하는 전시 아닌가?… 모두 원화라 손도 대지 말라는 말씀을 보아 겨울 눈바닥이 더러워서, 원화가 훼손될 우려 때문에 윰차 입장 금지를 한 듯 한데.. 원화 앞에 바(?) 같은 것을 설치해서 관람자와 그림 사이 조금 거리를 두면 되지 않나 하는 아쉬움.

나름 평일 아침 시간대라 사람이 많지 않아 고작 세 팀이 다 였는데, 티켓을 실물로 발권해와야 한다는 둥 로딩이 많아 세 팀 가지고도 꽤 로딩이 걸린다. 혹시나 준비사항이 있을까 하여 출발 전에 사이트도 미리 보고 갔었는데 그런 공지 같은 건 없었는데 말이다… 강동구 할인 받은 사람은 거주 증명서가 있어야 하고 36개월 미만 아기와 동참 시에는 출생일 증명서도 있어야 한다. 주말에는 어쩌시려고 이렇게 사전 안내가 부족한가. 요즘 같은 시대에 모두 수작업이라니.

아이를 들쳐 안고 있으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외투를 벗어 버리고 관람을 시작했다. 우리 아기씨는 힙합 같은 자극적인 음악에만 흥미가 있고 미술 감상엔 영 취미가 없나보다. 걸음마 연습 시키다가 땀이 비오듯 할 것 같아 포기하고 다시 포대기 행.

전시 자체는 너무 좋았다. 재관람 할인이 있다는데 혼자 다시 오고 싶은 기분이었다. 작가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그림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기본 실력이 얼마나 탄탄한지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 전시를 위해 몇몇 한국 작가도 참여를 한 듯 한데 그 또한 수준급이었다. 특히 킹콩 동영상(?)은 너무 잘 만들어서 한참을 구경했다.

부지가 넓지 않은 관계로 1,2,3층에 나누어 전시가 이어졌고 다행히 엘리베이터로 이동이 가능하여 아이를 업고도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었다.

치솟는 물가로 전시 도록이 4만원이나 하는 관계로 책을 사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책 한 권과 작은 퍼즐을 하나 구입했다.

돌아오는 길엔 택시 잡기가 애매해서 버스를 탔다. 내일은 동대문도 갈까 계획 중인데 자신감이 급격히 저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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