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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shot Feb 27. 2016

아웃소싱의 시작은 RFP다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 발행하는 법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란 발주자가 특정 과제의 수행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함으로써 제안자가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문서다.

제안요청서에는 해당 과제의 제목, 목적 및 목표, 내용, 기대성과, 수행기간, 금액(Budget), 참가자격, 제출서류 목록, 요구사항, 제안서 목차, 평가 기준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제안요청서는 시스템 설계에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나중에 사용자의 제안이 잘 실행되고 있는지 판단하기 쉽게 만든다. 제안요청서를 만들려면 현재 판매 회사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정의 출처 : 위키백과 https://goo.gl/9OIQhT)



의외로 RFP에 관해 잘 정리된 문서를 쉽게 열람할 수 있어 놀랐다.

'놀랐다'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엉망진창인 제안요청서를 현업에서 보기 쉬웠다는 뜻이다.


아웃소싱의 시작은 RFP다.

내가 몸담고 있는 PR회사에는 하루 한두건 정도의 제안요청서가 뜬다.

나라장터 같은 공공영역의 것을 담당 직원이 옮겨다 놓는 경우도 있고, 기업에서 정식 요청을 보내오는 경우도 있으며, 알음알음 비공개로 들어올 때도 있다.


그 회사나 기관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면 제안요청서가 구체적이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혀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이나 기관, 브랜드에 관해 과제를 해 나가야 할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제안요청서가 구체적이고 딱 부러질수록 실무진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고 좀 더 알찬 내용으로 구성할 수 있다.


특히 경쟁 PT를 진행할 경우, 명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작성된 제안서를 비교하는 것이 복수의 에이전시를 보다 객관적으로 고르는 기준이 된다. 요즘은 스타트업에서도 에이전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고, RFP과정이나 에이전시 선정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헤매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무조건 잘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저 규모가 됐지?' 싶은 이상한 대기업도 많다)


현업에서 에이전시에 제안요청을 낼 때 지양해야 할 행위를 정리하고, 상호 간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팁을 남겨본다.


#. Not to do List  


1. "예산 범주를 제한하면 상상력이 닫히니까,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여주세요"

→ 상상력 안 닫힌다. 쥐꼬리 예산이라도 시원하게  오픈하라. 그리고 "예산안의 150% 이내에서 프로그램을 제안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라. 가장 기본적인 예산  가이드라인 없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가, 나중에 덜어내는 게 더 피곤하고 전략도 허술해진다.


2.  "ASAP으로 제안해주세요"

→ 연휴나 주말을 앞두고 이런 식의 요청이 많은 건 우연일까? 아마도 제안 요청을 보내기 전, 내부에서 과업을 오랫동안 쥐고 있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잡히면, 복수의 에이전시를 초빙해 세부 제안 영역을 함께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00일 날 킥오프를 해야 하고, 그 전에 이틀 정도는 내부 검토 시간이 필요하니 00일 오전까지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명쾌하게 이야기 하자. 전후 사정이 명확해야 휴일을 반납해도 의미가 있다.


3.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요런 것도 좋아 보이네요. 그리고 요즘 트렌드는 이런 거라죠?"

→ 누가 보면 다국적 자동차 회사에서 전략 차종 론칭하는 줄 안다. 뚜껑 열어보면 한정된 예산으로 두세 분기 정도 운영해야 할 과업이다. '타깃 고객이 어떤 계층이니까 매체 범위는 어느 정도로 한정 짓고, 핵심 메시지는 000 정도로 하자. 여기서 더 좋은 것 있으면 자유롭게 제안해 줘' 정도의 가이드라인만 정리해줘도 감지덕지.


4. 기본 정보의 부재

→ 이 제안이 왜 필요한지(현 상황), 향후 추진 방향과 목표는 무엇인지, 제안서 안에 주로 담아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기존에 해 봤지만 내부적으로 평가가 좋지 않아 배제할 내용은 없는지 등 기초적인 내용을 담지 않은 제안요청서는 불필요한 노력을 낭비하게 만든다. 


5. 제안 범주 외 업무를 비공식적으로 요청

→ 정해진 스콥으로 공식 요청을 해 놓고, 부가적으로 제안사가 할 수 있는 일을 엎어 가려는 행위. PR회사의 경우 언론홍보를 의뢰해놓고 SNS 콘텐츠를 부가적으로 만들어달라거나 인터뷰 사진을 '재능기부' 해달라는 식의 요청이 가끔 있다.  


#. 효과적인 업무를 위한 RFP 요령


1. 사전 미팅을 통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

→ 제안 참여사를 2~3개로 압축한 뒤 1차 RFP를 발행하고, 본 제안에 앞서 충분한 미팅을 통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좋다.


2. 제안서 분량과 가용예산, 제안 예산을 특정한다

→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식의 생각은 서로를 피곤하게 만든다. '기업소개 및 목차 제외 00페이지 분량'으로 제안 분량을 특정하고, '가용예산은 얼마인데 제안서에는 그보다 좀 더 많은 0억 원을 활용한다고 가정해달라'와 같이 착시 요소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


3. 필수 과제 설정

→ PR의뢰의 경우, 어떤 기업(기관)은 이른바 '조중동'등 주요 지면 매체 게재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대로 온라인 상에서 확산 효과를 최우선에 두는 쪽도 있다. 기업(기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에이전시를 통해 얻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경우 꼭 기재해 수행 가능한 팀들이 붙도록 유도한다.


4. 사전 제공 자료를 통해 PT 시간 단축

→ 제안사 소개와 주요 레퍼런스, 팀 차트 등 사전에 취득할 수 있는 정보는 미리 정리한다. PT에는 고위급들이 배석하므로 이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5. (RFP 이후. NDA(Non Disclosure Agreement)를 작성한 뒤) 충분한 배경 자료 제공

→ 업계 현황이나 기업(혹은 해당 브랜드)의 이력 등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는 NDA(비밀유지 각서) 작성 후 충분히 제공한다. 리서치 시간을 단축시키고 양질의 제안을 이끌어 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6. 기타 :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경쟁 비딩 과정에서 탈락한 제안사를 위해 리젝트 피를 명기해 주는 것도 좋다. 강제성은 없지만, 비즈니스 상대에 대한 큰 배려로 여겨지며 추후 업계 내 평판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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