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의 귀차니즘을 뒤로하게 된 이야기
나는 DSLR이나 미러리스로 촬영할 때 좀처럼 Raw 파일 설정은 하지 않는 편이었다.
JPG 고화질로 세팅 잡고 촬영 전에 조금만 신경 써도 요즘 장비들이 워낙 좋으니까 의도했던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결과물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터치 실력이 없는 자의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촬영자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 모든 판단은 종료됐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크롭이나 간단한 밝기 보정 정도만 해 왔다.
하지만 팬텀 3로 촬영을 하기 시작한 뒤, 영상 품질이 높은데 반해 사진 퀄리티는 몇 걸음 뒤쳐짐을 발견하고 Raw 설정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비행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일반 카메라에 비해 촬영 컷 수가 현저히 적다는 점에서 쉽게 결심할 수 있었다.
일산 원마운트와 한화 아쿠아리움 조망. 고도 약 130m.
Raw에서 보정하니 좀 더 Vivid 한 색상을 무리 없이 얻을 수 있었다.
일산 한화 아쿠아리움 평면 컷.
드론 사진의 묘미 중 하나는 지상의 큰 패턴들을 오밀조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마운트 워터파크 평면 컷. 고도 약 130m.
휴장 중이라 을씨년스럽기도 했는데, 보정을 거치니 막대사탕 같은 귀여움도 살짝 느껴진다.
농구코트에서 Selfie.
흑색 영역을 쉽게 다룰 수 있다는 것도 Raw 파일 보정의 장점 같다.
팬텀은 조리개가 2.8에 고정되어 있어, 어떻게 해도 선예도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고척돔 전경.
준공 과정에서 말도 많았지만, 어느덧 막바지 실내 공사를 하고 있었다.
리터치를 해놓으니 티타늄 질감 같다.
보다시피 보정 결과물이 꽤 괜찮다. (내 기준)
jpg only로 찍었을 때 기대할 수 없었던 느낌들이 살아난다.
이렇게 Raw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지만, 아무래도 jpg와 함께 관리하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한컷 한컷에 신중을 기할 것 같다. (결론이 뭐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