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레오 Jan 08. 2018

우리 아이의 안전할 권리!

우리는 역사적으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다. 아이들을 위한 정책도 아이들의 피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가에 두 마을이 있어요. 윗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을 강에다 버립니다. 그러면 아랫마을 사람들이 떠내려 온 아이들을 건져내요. 하지만 모든 아이들을 구하진 못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랫마을 사람들이 아이를 건져내는 것을 본 윗마을 사람들이 더 많은 아이들을 강에다 버리기 시작했어요. 그제야 아랫마을 사람들은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CAP(Child Assault Prevention·아동폭력 예방) 사업 

윗마을 사람들은 아동을 위협하는 환경, 폭력,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 등으로 상징할 수 있다면 아랫마을 사람들은 부모나 가족 등 아이들을 지키려는 사람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 지킬 수 없기에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지킬 힘을 인정하고 그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을까요?

아빠, 안전에 대해 생각하다.

며칠 전 맞벌이 부부인 우리를 대신해 외증조 부모가 서율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셨습니다. 아이는 병원 입구에서 가기 싫다고 생떼를 쓰다 도망갔는데 차도로 뛰어든 것이죠. 다행히 차가 다니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쓸어 내야 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짝꿍의 어머니가 횡단보도 반대편에서 아이를 반갑게 불렀는데 그를 보고 달려가다가 그만 택시에 치이는 끔찍한 사고가 떠올랐습니다. 안전은 삶의 중요한 문제이기에 그날 이후 저는 아이의 안전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당신의 자녀는 생활 속에서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나요?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의무 이행자입니다.

불법 주정차량을 단속하는 마을 아이들, 어른들의 자유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스쿨존을 지켜주세요.”라는 캠페인을 작년 10월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불법 주정차량의 바퀴에 발이 밟힌다거나 부딪혔다는 아이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캠페인을 벌인 것이죠. 아니나 다를까! 도로교통안전공단에서 스쿨존 사고 유형 분석 결과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해 차량 사이로 튀어나오는 어린이 보행자를 차량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해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학교에서조차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죠. 아이들의 안전할 권리를 지켜주는 우리 어른들이 바로 ‘의무 이행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는 자녀를 안전하게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죠. 누군가의 자유가 우리 아이를 위협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삶의 영역에서 필요한 안전교육

아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역할은 부모에게 있다. ⓒ그림: 문선종


“두리번두리번하고 주위를 살피고 손을 드는 거야!” “빨간 불일 때는 멈춰야 돼! 명심해!” 길을 갈 때 아이의 손을 붙잡고 단호하게 소리를 칩니다. 요즘 밖에 나와서 횡단보도나 차도를 건널라 치면 늘 이런 교육을 합니다. 34개월 아이가 뭘 알까? 의아하게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의 진지한 모습에 서율이도 긴장합니다. 매번 교육을 시키니 차도에 들어서면 머리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며 입으로 “두리번두리번” 말하며 조막만 한 손을 들지요.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도 교통질서를 알려줍니다. 

장난감을 통해 역할극을 해본다.


이런 교육에서는 부모의 모범적인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길을 건널 때나 신호등에서는 절대 무단 횡단하지 않고 신호등 앞에서 빨간색과 녹색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실제 보여주는 것이죠. 단호하게 가르칩니다. 부모는 절대 빨간 불일 때 건너거나 무단 횡단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역할 모델이기에 아이 앞에서는 절대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에서는 아무도 없는 새벽의 거리라도 신호등을 준수하며 길을 건넌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덴마크 사람들처럼 삶 속에서 아이들을 의식하고 있을까요? 

안전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문제다.

안전사고는 늘 우리 아이들 주변에 잠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안전을 가르친다고 해서 결코 그 책임이 아이들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한 대학교수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아이들에게 돌린 발언은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안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만약 아이가 사고를 당한다면 왜 주의하지 않았냐고 다그칠 건가요? 아니면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용서를 구해야 할까요? 지금도 위험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오늘부터 한 아이의 아빠로서 모든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을 눈뜨고 만 보지 않을 것을 다짐해봅니다.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입사해 포항 구룡포 어촌마을에서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를 수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이다외동아들인 탓일까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활 4년 동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며 아이들을 돌봤다그리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딸 바보가 된 그는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철학을 현장에서 녹여내는 사회사업가이기도 하다앞으로 아이와 함께 유쾌한 모험을 기대해 볼 만한 아빠 유망주

【Copyrights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보도자료 pr@ibabynews.com】

칼럼니스트 문선종(moonsj84@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육아도 사랑도 양념 반, 후라이드 반으로 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