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힘이 됐던 그 말
세끼 중 한끼라도 잘 먹으면, 된거야!
나보다 일찍 결혼해 벌써 초등학생 딸을 둔 친구가, 육아휴직 생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가 잘 먹지 않는 게 가장 고민이라는 내게 해준 그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아니 그 말을 듣고 안심했던, 일종의 강박관념이 한순간에 사라졌던 그 순간이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내맘대로 되지 않는 삶.
그래도 내가 노력했던 만큼은 그럭저럭 잘 살아졌는데, 아이가 생기고부터는 하루 앞을 예측할 수가 없었다. 사실 일분일초도 예측하기 어려운 내 앞의 이 아이가 내맘대로 될 리가 없었다. 정성스레 영양과 비주얼을 고루 갖추며 준비한 음식을, 예측불허의 아이가 시큰둥하며 음식을 잠시 입에 대었다 그대로 뱉어내기라도 할 때면 ‘왜? 도대체 왜!’하며 바닥에 흩뿌려진 인생 최고의 패배감을 쓸어 모아야만 했다.
그런데, 그런데 세끼 중 한끼만이라도 잘 먹음 된거라니! “아, 정말...” 탄식하며 깊은 깨달음과 환희에 찬 얼굴을 하며 그녀를 우러러 보는 내게, 그녀는 그 한 마디로 “완벽할 필요 없는거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완벽한 육아란 없어.” 라고 얘기해주고 있었다.
육아휴직까지 내며, 사실상 퇴사를 각오하고 전업주부의 길로 갓 들어온 내게 꼭 필요한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잘 할 수 있을 거 같고 잘 해야 될 거 같았던 나의 ‘본격육아’는, 생각했던 만큼 기대했던 만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잘 되고 있지 않았다. 그 와중에 들었던 그 말은 아직까지도 힘든 그 날들마다 여러 버전으로 되새김질 되어 나를 위로하는 가장 힘이 되는 말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그런 말을 해줄 내공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민들이 있었을 지 지금에서야 짐작이 간다.
이 글을 읽는, 지난 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도 이 말이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세끼 중 한끼라도 잘 먹으면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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