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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이 언니 Mar 01. 2020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 중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뜻한 햇볕을 쬐며
공원을 산책하는 일도

근처 마트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 가득 고르며
장을 보는 일도

여기저기 차를 타고
놀러를 가고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 보며 밥을 먹는 일도

이렇게나
당연하지 않은 일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누리지 못하는 삶에
불평을 하기보다는
지금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들에
안도해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한 지붕 아래에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편하게
스스로 숨을 쉬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잠이 오면 푹 잘 수 있다는 것.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고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

보고 싶은 누군가가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언제든 안부를 물을 수 있다는 것 ㅡ
안부를 물을 수 없어도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것.

코로나 사태가 진정이 되면
달려가서 만날
그리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이 정도로도
나는 꽤나 행복합니다.

부디,
따뜻한 봄날이
많이 춥지는 않기를
오늘도 기도해봅니다.
오늘도 애써 명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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