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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 Feb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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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선생님에게

선생님, 잘 보았어요. 깨달은 자에게서 느껴지는 단단함과 맑음이 있어요. 이야기들이 너무 좋아서요,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꾸준히 글로 연재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상업주의 이야기와 환경 이야기가 느슨해진 저의 마음을 다시 붙잡아 주었어요. 뭔가 새 학교, 새사람들과 함께 3월을 시작하니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갖고 있는 옷은 낡고 부족하니 새 옷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쇼핑앱을 켜서 바라보고 있다가 깨달았어요. 나의 진가는 내가 가진 옷이나 나의 외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능력과 품격에서 나오는 것이지, 하고요. 얼른 쇼핑앱을 닫고 지워버렸답니다. 내가 소비함으로 다른 누군가가 고통받는다면 그건 그만두어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가 소비한 것이 결국 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러고 보면 전 아직 2단계에 머물러있나 봐요. ㅋㅋ 저의 생존이 목표인 단계 말이죠.


요 며칠 학교 일로 업무처리를 하느라 3일간 저를 바짝 조였는데요, 데드라인 안에 마쳐야 할 일들이라 방 안에서 계속 일했단 말이에요. 밥 먹는 것도 대충 인스턴트 냉동밥을 레인지에 돌려먹고 음식이 보이는 대로 입 안에 다 쑤셔 넣었어요. 일상 패턴에 맞지 않는 시간에  충동적으로 식사를 하기도 했고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굉장히 자기 파괴적으로 살고 있더라고요.  벗어난 후에야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올해의 목표는 자기 파괴적인 행위를 줄여보는 것으로 정했어요.


이 행위에는 자제력 없는 식습관, 지나친 인터넷 의존과 과몰입, 완벽주의와 자기 비하, 환경파괴 가 있어요. 더욱 친환경적으로 살아보며 저를 지킬 수 있는 1년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게요.


요즘 뉴스를 보면 러시아의 전쟁 이야기로 가득해요. 볼 때마다 분노하기도 하고 '인간은 이기심 때문에 스스로 자멸할 거야'라며  조소하기도 하다가 그 와중에도 피어나는 인류애 정신을 보면서 감동받기도 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작은 지구에서 권력이 무엇이라고 지도자들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전쟁을 일으키고, 무고한 사람들은 그 아래서 죽어가고 있어요. 전 세계는 아직도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요. 모든 것이 엉망으로 치닫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절망적이고, 미래는 없을 것만 같아요. 그래도 누군가는 사과나무 씨앗을 심었겠죠.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져 가는 수많은 동물과 식물들을 위해 잠시나마 기도하면서 우리 올해도 사과나무 씨앗을 하나씩 심어 보아요.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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