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호흡

무르익는 시간

by 예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간절함이 지나치면 기다림은 어느 순간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기대는 커지는데 시간은 더디게 흐르고, 결국 지쳐버린다. 그래서 때로는 힘을 빼야 한다.

기다림을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 조급함을 내려놓으라는 말이다. 긴 호흡으로 긴 시간을 허락하며, 몸과 마음의 과도한 간절함을 조금 덜어내는 일이다.


꽃봉오리는 시간이 차오르면 저절로 탁 소리를 내며 터지고 피어난다. 그 순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사람에게도 각자의 때가 있다.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더디게 익어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분명 무르익고 있다.


내가 충분히 무르익어 피어오를 때가 오면,

내면이든 외부의 상황이든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무엇보다 먼저, 내가 그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 말은 기회가 올 때 망설임이 덜한 상태를

가리키는지도 모른다.

때가 오면 손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앞으로 뻗어진다.


박노해의 시 「너의 때가 온다」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너는 지금 작지만

너는 이미 크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너의 때가 오고 있다


이 문장은 조급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지금의 크기와 속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내가 충분히 무르익은 면, 꽃봉오리가 터지듯 활짝 피어나는 날이 찾아올 것이다.


기다림이 불안으로 변할 때마다, 지금은 자라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도 좋겠다.

보이지 않는 시간은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깊어지는 시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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