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하지 않아서

by 예담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변하거나 죽지 않고 언제까지고
한결같이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_법정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왠지 모를 허전함과 괴로움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그 진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삶은 오히려 한결 유연해진다.

한때는 영원한 우정과 영원한 사랑을 믿었다. 그 시절의 마음은 순진했고, 동시에 진실했다.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진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순간의 진실함이 곧 영원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관계도, 감정도, 사람도 모두 흐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영원하지 않느냐고 묻고, 때로는 울며 떼를 쓴다. 그러나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된다.

그것은 불행이라기보다 공평함에 가깝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쩌면 작은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영원한 것이 없기에 지금이 더 소중해진다.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현재를 또렷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이 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가능한 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오늘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언젠가 돌아보며 “아, 그땐 그랬지. 나는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오늘을 성실하게, 그리고 조금은 재미있게 살아가 보자.

영원하지 않기에, 오늘은 미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