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쪽 정리하려고 내놓았던 물건들이
며칠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가 있다.
버리려고 했는데 버려지지가 않는,,,,
무엇 하나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합리화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일상 속 느림의 미학을 아주 잘 지키고 있는 셈이랄까. 프흡
그러나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쌓아놓은 물건들 앞에서 한숨은 어쩔 수 없다. 바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자책감도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별할 마음의 준비가 이렇게 길다. 크헉
긴 이별의 시간이 괴롭지 않으려면 타협이 필요했다.
어차피 정리될 것들인데 잠시 그 자리에 더 머문다고 뭐가 그리 대수일까 싶으니 무거웠던 마음도 자책감도 사르르 녹아졌다.
그래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게 기다려줄게.
사람도 그러하다.
말은 정리했다 했지만 일상 속에서 뜬금없이 불쑥불쑥 뛰쳐나올 때가 있다. 미움이든 원망이든 연민이든…여러 이름으로 말이다.
이별은 했지만 이별하지 못한 이상한 경계에 서 있기 일쑤였다.
그렇다면 빛바래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머물다 때가 되면 바람에 날려가든 햇볕에 증발 하든 그렇게 점차 옅어지겠지.
억지로 누르고 떼어 놓을수록 외투가 바람결에 날리까 봐 더 꽉 져지는 손처럼 몸에 힘만 잔뜩 들어가고 손아귀만 아플 뿐이니까.
그냥 왔다 머물다 고이 가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