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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요 Aug 07. 2020

스타벅스가 20년 동안 살아남는 이유

당신이 사랑하는 그 커피, 그 카페.

카페인 없이 못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커피는 우리의 식문화에 빠르게 자리 잡고, 카페는 교회의 십자가만큼이나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커피에 열광하는 신도들은 어쩌면, 한국의 종교인 비율을 넘어섰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상권을 가리지 않고 번화가를 넘어 아파트 단지 안에도 침투하였습니다. 수많은 카페의 흥망성쇠를 경험하고 있지만, 굳건히 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Starbucks

THIS IS A STARBUCKS.


1971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된 스타벅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전문점으로 한국에는 1999년 이화여대 앞에 처음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약 1250개의 매장이 한국에 있으며 이는 일본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매장 1개당 인구수를 따지면 세계 4위로 일본과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또한, 매년 20%의 이상의 신규 매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Starbucks

THIS IS NOT JUST A CAFE.


한국 소비자들에게 있어 '카페'란 단순히 커피를 파는 매장을 벗어나 문화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커피 하우스가 하나의 살롱으로 토론과 대화가 즐비하는 공간이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침에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시고는 자리를 비우는 유럽권의 카페 문화와 우리나라의 카페 문화는 독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이나 공부를 하며 오랜 시간을 카페에서 보내고, 그게 아니더라도 만남의 장소로 카페를 찾습니다. 커피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부가적인 이유로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Starbucks

OH! SENSE.


그런 점에서 스타벅스는 한국 카페 이용자들의 니즈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커피값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카페를 즐겨 찾는 우리들에게 스타벅스의 가격은 합리적으로 느껴집니다. 오래 머물러도 부담되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이면서, 혼자서 작업하기 좋게 배치된 자리와 콘센트 갯수. 자연광과 유사한 불빛과 높은 카페인 함유량. 일부러 흘려보내는 커피 냄새와 잔잔한 노래까지. 대화의 공간으로도, 작업의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오감 마케팅을 통해 카페에 머무르는 사람들을 평화로운 상태로 만듭니다. 물론 이것 외에도 스타벅스의 장점은 많습니다. 트렌디한 굿즈나 다양한 베이커리, 나만의 음료와 사이렌 오더의 편리함, 그리고 커피 전문점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운영까지 말이죠.





ⓒStarbucks

STARBUCKS RESERVE


전 세계에 약 800여 개만 존재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한국에만 총 87곳. 스타벅스도 우리 민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리저브 매장은 '차별화된 커피 경험'을 선사하는 프리미엄 매장입니다. 한정된 수량의 질 좋은 커피 원두로 커피 마스터라 불리는 바리스타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추출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그 지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리저브 특화 음료까지 있습니다. 한국의 청담스타점과 더종로점에서만 판매하는 스페셜 음료가 그러합니다.





ⓒStarbucks

SHAHAI RESERVE ROASTERTY


줄 서서 들어가는 상해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기존 리저브 매장보다 특별합니다. 풀 네임을 말하자면 상하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티드(SSRR). 전 세계에 5개뿐인 스타벅스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플래그십 스토어란 기업이 브랜드나 상품을 알리기 위해 만든 대표 매장으로,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며, 스타벅스와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SSRR에서는 텀블러와 커피 관련 제품은 물론, 의류와 필기용품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매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스페셜 음료만 100여 가지.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이들이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 덕택이겠죠. 스타벅스 관계자 또한 ‘일반 매장보다 로스터리 매장 고객은 약 4배 더 많이 쓴다’고 하니, 가난한 배낭 여행자인 저도 비싼 커피와 맥주로 삼만 원을 쓰는 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Starbucks

SPACE + COFFEE =


리저브 로스티드 매장의 디자인은 누가 봐도 감탄하게 만듭니다. 스토리가 있고, 감각을 자극하죠. 넓고 환상적인 공간을 보면 ‘카페계의 디즈니랜드’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동의하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다양하게 브랜드에서 호감을 얻고, ‘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인 카페베네와 커피빈의 몰락의 이유에는 소비자들에게 ‘카페’라는 공간과 ‘커피’라는 상품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오래 살아남고 사랑받는 스타벅스의 앞으로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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