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디자인 팀 리드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 (5)
#5. 태국 공휴일은 왜 이렇게 많아요?
태국에서 법적으로 워크퍼밋을 받고 일을 한지 어느새 4년이 넘었다. 종종 태국에서 일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에서 일하는 것이랑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곤 한다.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태국인 외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그리고 대만, 한국,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동료들과 일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모두 영어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언어에 따른 영어 스타일이 존재한다는 점이 늘 재미있다. 싱글리쉬(싱가포르식 영어), 태글리쉬(태국식 영어)와 같이 그 나라의 억양과 혼합된 특이한 영어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그중에서 싱가포리언 친구들과 일할 때 재밌는 싱글리쉬를 많이 배웠는데 'Can is can', 'Can lah' 등 Can을 활용한 재밌는 표현들이 많다. 그러고 보니 먹다를 표현하는 Makan도 많이 사용했었다. 그 외 태글리쉬에는 Thank you ka, Okay ka 등 너무 많아 한 번에 나열하기가 어렵다. 대표적으로는 Ka(여성용 존대), Krab(남성용 존대)를 말 뒤에 붙이는 것인데 태국어에도 존대어가 존재하므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본다. 태글리쉬 이 부분은 따로 떼어내어 다음에 소개하는 것으로...
태국에서 일을 함에 있어서 비교적 공휴일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많다는 점도 특이점으로 볼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의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고 팀원들도 모두 매니징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 나라의 공휴일도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일을 하다 보면 종종 '태국은 왜 이렇게 휴일이 많아?'라는 질문을 가끔 듣곤 한다. 프로젝트를 매니징 할 때 이와 같이 공휴일 탭을 따로 만들어 서로 공유를 해야 할 정도이니... 태국 외 함께 일하고 있는 국가들의 공휴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니 다음과 같다.
- 태국: 18일
태국이 공휴일이 많은 이유는 종교의 영향 때문이다. 이는 불교 전통에서 유래하게 된다. 그리고 왕과 관련된 많은 휴일이 존재한다. 태국은 입헌군주제 국가임에도 실질적으로 국왕에게 주어지는 정치적 권위가 높아 국민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나라이다. 따라서 왕과 왕비, 그의 가족의 생일 또한 태국의 공휴일로 지정된다. 이는 오늘날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여느 나라의 왕실과 대조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4월 초에서 중순에 쏭크란 휴일이 있다. 불기로 계산했을 때 태국은 이때가 새해가 되며 약 일주일 동안 공휴일이다. 태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며 많이 기다려지는 때이기도 하다. 그리고 12월에도 많은 공휴일이 있다. 예전에 다른 나라 친구가 '태국은 12월에 일 안 하며?'라고 물어왔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공휴일이 많을 뿐... 연말, 연초라 해야 할 일이 쏟아진다. 이외에도 많은 의식들과 축제들이 기념되지만 이는 공휴일은 아니다. 만약 이런 축제들까지 포함된다면 1년에 1달은 거의 공휴일이 되지 않을까?
- 인도네시아: 16일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 힌두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가 국가의 종교로 인정이 되는 나라이다. 인도네시아가 비교적 공휴일이 많은 이유도 많은 종교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라면 말레이시아도 굉장히 비슷할 것 같다)
- 싱가포르: 11일
- 베트남: 11일
- 대만: 11일
- 한국: 13일
- 일본: 16일
일본 또한 공휴일이 많은 편에 속하는 나라이다. 일본의 공휴일을 설정하는 주요 목적은 과거 천황의 생일을 축하하거나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일본의 문화, 전통 및 예술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약 일주일 동안의 골든위크가 있다. 쇼와의 날, 헌법기념일, 녹색의 날, 어린이날이 이때 해당된다. 예전에 일본에서 일을 할 때 골든위크만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지금까지 한국, 일본, 태국에서 직장인으로 일을 해왔고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모두 비교적 공휴일이 많은 나라이기도했네. 공휴일에 감사하기도 하고 또 아쉽기도 한 그런 근로자 개미는 오늘도 뚠뚠뚠.
암튼 오늘도 캔이즈캔 캔캔!! 쑤수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