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酒後麵
평양냉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처음 보았을 때 차분하고 재미는 없어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계속 생각나는 사람. 조용한 적막이 흐를지라도 만나면 즐거운 사람. 얇고 많은 친구들을 가진 사람이 아닌 소수의 깊은 친구들이 있는 진또배기 같은 사람.
평양냉면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첫인상이 별건 없어도 만나면 진득한 사람. 냉면집에 가서 냉면 두 개랑 소주를 자연스레 시키는 사람. 그런 사람.
날씨가 이제 괜스레 풀리어, 그렇게 바빴던 냉면집도 발길이 줄어들었다.
대부분 모르겠지만, 사실 메밀은 겨울에 제일 고소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햇빛이 아무리 나를 괴롭혀도,
나는 여전히 평양냉면 집 앞에서 같이 먹을 사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