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청과감사합니다.

by 무 식

노란 체육복을 입고 뛰어다녔을 때, 할아버지 차 뒤편에는 모과가 한가득 담긴 바구니가 있었다.

은은한 모과 냄새가 차 안에 퍼져 코를 쿡쿡 찔러왔다.

할아버지는 무뚝뚝하셨지만, 정이 많으셨다. 차 안에서는 적막에 시간이 흘렀지만, 내가 차를 타면 내 벨트를 매주시고, 싱긋 웃으셨다. 대화과 없어도, 내 뒤에 있는 모과가 따뜻한 말을 걸어주는 것 같았다.


아직도 과일가게에서 우연히 모과를 보게 되면 우리 할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할아버지 안부를 묻고는 한다.

웃고 있는 할머니 전화기 너머로 할아버지가 보고 있는 연속극 테레비 소리가 들린다.

할미는 나에게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고는, 항상 잘 지낸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다시 맡고 싶은 할머니 냄새. 그리고 모과냄새

할아버지는 지금은 운전을 못 하신다. 한가득 쌓인 모과 바구니도 이제는 없다.

모과로 가득 찬 그 냄새. 그리운. 다시 맡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