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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박혔던 너의 향기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그때 알아어야 했는데
이미 사라진 향기는 어디서든 찾을 수 없겠다.
잠든 너를 위해 그날 아침에 몰래 나왔던 설렘을 떠올린다.
항상 가던 그 시장엔 어딘가 색달라 보였고,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비몽사몽인 상태로 그 어느 메뉴보다 신중하게 고르고 재료들을 고른다.
문소리가 너를 깨우지는 않을지 조심조심하며 들어와서 요리를 시작한다.
부산스러움에 당연히 그대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너는 귀가 참 밝다.
밥을 차리고 자는 척하는 그대를 깨운다. 밥 먹어요. 그때 따뜻했던 그 냉이 된장찌개. 차린 건 초라하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며 고마움을 느낀다. 나를 빤히 쳐다본다. 서로 바라본다. 폭풍우가 지나갈 때는 그 시간 속에 갇혀 그 추억들을 되새김 질 한다.
영화가 끝나면 크래딧이 올라가는 것처럼 너와 나눠 먹던 샌드위치, 너와 갔던 그 광장, 너와 서있던 그 벚꽃나무 아래, 너를 데리러 가던 그 버스 안, 길가에서 먹었었던 빵들, 너와 같이 했던 오이팩, 카메라를 찍고 그 필름을 들고 왔다 갔다 했던 그 사진관, 사진 속에 미소는 영원하지만, 이제는 볼 수 없겠다.
마지막 크래딧이 점점 올라온다. 이 재밌는 영화가 안 끝났으면 좋겠지만, 점점 끝나간다. 아쉽다.
화면이 검게 변한 뒤, 밝은 주광등이 얼굴을 감싼다. 모두가 일어나서 한 두 명씩 나가고 나는 혼자가 된다.
나도 이제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한다. 좋은 영화였어 같이 봐서 너무 좋았어.